2024/07/02
1. 인사, 글 쓰게 된 동기, 자기소개 : 아마추어 작가, 영 피프티 론, 투잡 생활
안녕하세요, 권재원님! 정성껏 써주신 글 감사드립니다. 저는 40대를 넘은지 오래되지 않은, 작년에 얼룩소에 작가 선언을 하고 글을 쓰고 있는 아마추어 작가입니다.
권재원님께서 김난도 교수의 ’영 피프티 론(Young Fifty Theory : 청년과 비슷한 젊고 창의적인 사고를 지닌 50대가 존재한다는 이론)’을 평가하며 청년세대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표현하시는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재원님께서 글을 써주신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제 마음속에 묵직한 과제를 던져주셨다는 느낌에 오랜 고민 끝에 답글을 드립니다.
먼저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씀드려야 권재원님께서 이 글의 제 주장이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 자기소개를 드리려 합니다. 저는 나이는 40이 넘었지만, 청년세대와 그리 다를 것 없는 처지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후, 사회에 나와서 여러 일자리를 경험했지만 제 역량 부족으로 오랫동안 일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후 생업을 위해 편의점에서 수년간 일했고, 다른 일자리들도 병행하면서 투잡의 직업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중에는 공장 같은 곳에서 반년 정도 일한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년 동안의 투잡 생활은 제게 많은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편의점 장사 현장을 경험하면서 소상공인 경영자의 고충과 생존을 위한 분투를 느꼈고, 제조업 현장이란 곳의 거칠고 위험하며 열악한 고강도 노동 현장을 겪었습니다. 학교 밖의 공간은 생존을 위한 분투의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경영자나 상사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분들이야 말로 자신뿐 아니라 직원들의 생존까지 책임지는 책임의 무게감을 견디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저는 학교와 일자리들의 리더들에 대한 반항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투잡 생활을 통해 느낀 것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분투를 하고 있고, 경영자가 어떤 종류...
2023년 얼룩소에 작가 데뷔.
데뷔 주제는 (한국과 세계 축구를 통해 떠오른 영감으로 찾는) '한국의 저출생 극복 방안' 입니다(「축구와 한국 사회」 - 1부 연재 종료, 2023년). / 시 창작 게시 (2024년~) / 「편의점과 브랜드」 비정기 연재 (2024)
@JACK alooker
저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계기 주셔서 감사합니다. 잭님께서 멋진 하루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존경스럽고 정말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따라하기는 도저히 쉽지 않겠지만, 저도 그렇게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정성껏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과나무씨앗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와 글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는 글이 누군가에게 관점을 전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글이 아니라 글들이라는 관점에서 시계열을 놓고 보면, 작가와 독자가 동반성장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ㅎㅎㅎㅎ.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서형우 안녕하세요, 서형우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기본기를 중시'하느냐, 아니면 '틀을 깨는 실험' 중심이냐 하는 선택의 고민을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이전 글에서 '손흥민의 기본기 중심 훈련'에 대해 강조하기는 했지만, 반복 훈련이 중요한 스포츠와 달리 창작을 하는 글쓰기 분야는 기본기에 관한 성격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형우님께서 말씀하신 축구선수가 '볼 다루는 훈련'을 축구공이 아닌 농구공으로 훈련한다는 비유가 기가 막혔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야마다 필요한 기본기가 전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요.
'기본 소설의 양식', 거기서 느껴지는 기존 글의 '전형성'이라는 것이 자칫, 글이 안정적이지만 어떤 범위 밖으로 나가기 어렵게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글의 구조나 테크닉은 훌륭하고 독자층도 확보되는데, 소재나 철학이 새로운 독자를 유입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실험적인 작품은 예측불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형식인지, 소재인지, 철학인지, 기타 등등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문제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단 느낌입니다. 난해하거나, 비도덕적이거나, 대중적이지 않거나 등등 수많은 난관이 열려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것들은 매번 새롭게 창작하기가 상당히 만만치 않을 듯 합니다.
다만 스포츠와 글이 공통점이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듭니다. 팬, 또는 독자의 유무입니다. 그 팬과 독자 중에는 선수나 저자 자신들 또한 포함입니다. 스포츠는 자신이 즐겁지 않으면 그 힘든 훈련을 견디기 힘들 것 같습니다. 글은 창작욕의 충족을 통한 즐거움이나 보람이 중요한 동기가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팬이나 독자가 없으면, 선수나 작가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고, 또 같이 교감하는 즐거움이 없습니다.
써놓고 보니 저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신기한 느낌이 듭니다. 좋은 댓글을 주셔서 생각할 기회가 떠올랐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댓글이 좋은 영감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은 독사가 마시면 독이되고, 꿀벌이 마시면 꿀이 되듯, 글도 마찬가지로 비판을 통해 성장의 밑거름이 될지, 갈라치기와 반목을 심화하는 트리거가 될지는 글을 대하는 사람들이 글을 잘 씹어서 소화시키는 역량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사과나무씨앗 님 글은 뭔가 성장을 위한 촉진제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좋은 퀄리티의 글입니다! ㅎㅎㅎ
제가 논문을 쓰기 위해 소설가 지망자들을 현장조사를 할 때 실험적인 소설을 쓰려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때 한 나이 많은 지망자가 기본 소설의 양식에 익숙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실험적인 소설을 쓸 수 있다고 계속 이야기했었죠.
그래서 그 장면을 논문에 쓰면서 그것이 축구를 잘 하기 위해서는 농구를 통해 공을 다루는 법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 같았다고 썼습니다. 두 글 쓰는 능력 사이에 인과관계를 찾기가 어려웠다고요.
전형성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 같긴 합니다. 이상 작가가 다시 태어나면 이상문학상은 커녕 등단이나 할란지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ㅠㅠ
@사과나무씨앗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와 글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는 글이 누군가에게 관점을 전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글이 아니라 글들이라는 관점에서 시계열을 놓고 보면, 작가와 독자가 동반성장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ㅎㅎㅎㅎ.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퀄리티의 글입니다! ㅎㅎㅎ
제가 논문을 쓰기 위해 소설가 지망자들을 현장조사를 할 때 실험적인 소설을 쓰려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때 한 나이 많은 지망자가 기본 소설의 양식에 익숙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실험적인 소설을 쓸 수 있다고 계속 이야기했었죠.
그래서 그 장면을 논문에 쓰면서 그것이 축구를 잘 하기 위해서는 농구를 통해 공을 다루는 법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 같았다고 썼습니다. 두 글 쓰는 능력 사이에 인과관계를 찾기가 어려웠다고요.
전형성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 같긴 합니다. 이상 작가가 다시 태어나면 이상문학상은 커녕 등단이나 할란지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ㅠㅠ
@JACK alooker
저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계기 주셔서 감사합니다. 잭님께서 멋진 하루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존경스럽고 정말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따라하기는 도저히 쉽지 않겠지만, 저도 그렇게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정성껏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서형우 안녕하세요, 서형우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기본기를 중시'하느냐, 아니면 '틀을 깨는 실험' 중심이냐 하는 선택의 고민을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이전 글에서 '손흥민의 기본기 중심 훈련'에 대해 강조하기는 했지만, 반복 훈련이 중요한 스포츠와 달리 창작을 하는 글쓰기 분야는 기본기에 관한 성격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형우님께서 말씀하신 축구선수가 '볼 다루는 훈련'을 축구공이 아닌 농구공으로 훈련한다는 비유가 기가 막혔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야마다 필요한 기본기가 전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요.
'기본 소설의 양식', 거기서 느껴지는 기존 글의 '전형성'이라는 것이 자칫, 글이 안정적이지만 어떤 범위 밖으로 나가기 어렵게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글의 구조나 테크닉은 훌륭하고 독자층도 확보되는데, 소재나 철학이 새로운 독자를 유입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실험적인 작품은 예측불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형식인지, 소재인지, 철학인지, 기타 등등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문제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단 느낌입니다. 난해하거나, 비도덕적이거나, 대중적이지 않거나 등등 수많은 난관이 열려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것들은 매번 새롭게 창작하기가 상당히 만만치 않을 듯 합니다.
다만 스포츠와 글이 공통점이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듭니다. 팬, 또는 독자의 유무입니다. 그 팬과 독자 중에는 선수나 저자 자신들 또한 포함입니다. 스포츠는 자신이 즐겁지 않으면 그 힘든 훈련을 견디기 힘들 것 같습니다. 글은 창작욕의 충족을 통한 즐거움이나 보람이 중요한 동기가 될 것 같습니다. 또한 팬이나 독자가 없으면, 선수나 작가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고, 또 같이 교감하는 즐거움이 없습니다.
써놓고 보니 저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신기한 느낌이 듭니다. 좋은 댓글을 주셔서 생각할 기회가 떠올랐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댓글이 좋은 영감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은 독사가 마시면 독이되고, 꿀벌이 마시면 꿀이 되듯, 글도 마찬가지로 비판을 통해 성장의 밑거름이 될지, 갈라치기와 반목을 심화하는 트리거가 될지는 글을 대하는 사람들이 글을 잘 씹어서 소화시키는 역량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사과나무씨앗 님 글은 뭔가 성장을 위한 촉진제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