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종류의 괴로움은 이런 곳에서 비롯된다

이창
이창 · 쓰고 싶은 걸 씁니다.
2022/11/22

  현재 자신의 꼴을 정확히 아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꽤나 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난생 처음 복권을 샀다. 친구와 편의점 노상 중에 너랑 나 누가 더 재수없을까 하며 산 복권이었다. 책상에 던져두곤 티비에 아는 형님이 하길래 오늘 토요일이구나, 번호를 확인했다. 하나 예외 없이 빗나가다 보너스 번호로 겨우 하나 맞췄다. 참 적당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운이면 나의 꼴에 아주 어울려 더할 것 없이 적격이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확천금, 이 종이 한 장에 모든 인생사와 운명을 담은 채 수험생이 수능 점수 확인하듯 두 손 모아 번호를 맞추고 금세 절망하며 얼마 전까진 남은 미래의 전부 같았던 종이를 찢어갈기다 또 금세 생각을 고쳐먹고 새로운 희망 따위를 기어코 바득바득 긁어모아 다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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