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작은 중독들

2022/10/17
"안 좋은 거 알면서 하는 게 중독 아닌가?" 

 이미 늦은 채 출근 시간에 택시를 탔다. 이미 9시. 출근 시간이 크게 제한 받는 직업은 아니지만 이런 습관이 나에게 좋을 리 없다. 안 좋다. 좋은 게 정말 하나도 없다! 그러나 상황은 반복된다. 안 좋은 거 알면서 늦게 나왔다. 그런데 정말 안 좋은 걸 알면서 하는 게 중독 아닌가?   

 그래서 내 생활에 또 다른 중독성 행동들이 있지 않은지 생각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어떤 걸 중독으로 규정하면 너무 많은 걸 단순히, 성급히 재단해버리게 되지 않을까. 아니다. 너무 서둘러 판단한다고 생각하면 이상하지만, 부지런히 판단한다고 생각하면 이상하지 않다. 나는 어쨌든 무언가를 무언가로 판단해야한다. 그게 내게 좋을지, 안 좋을지, 그리고 안 좋은데도 하고 있기 때문에 중독일지, 하는 판단을 재단이라고 할 수는 없다. 혹은 재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정할 수 있는 재단들일 것이다. 메스칼를 대보자.     

 담배. 발목을 다치기 전에는 흡연량이 늘어나고 있었다. 올해 초 나의 흡연량은 대략 하루에 1~2개피 정도였다. 일하러 나갈 때 한 대, 일하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한 대. 그러던 게 5~6월을 지나며 하루에 4~6개피로 늘어났다. 내가 나를 놓치는 순간들. 나쁜 거 알지만 어쩔 수 없네. 일 하러 가니까. 아, 일했으니까. 스트레스 받았으니까. 일이 끝난 것에 대한 기념으로. 이유가 덕지덕지 붙어갔다. 들러붙는 이유와 흡연량의 정비례. 알고 있지만 내어주는 나의 순간들. 다리 부상 후에는 어쨌든 줄이긴 했다. 일단 안 사려고 노력한다. 사면 아까워서 피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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