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중단 18시간의 단상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10/16
삼성공화국?
카카오공화국?!


  판교 데이터센터에 불이 나면서 카카오 관련 서비스들이 대거 중단됐다. 몇 시간쯤일 거라 생각했던 중단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톡과 다음 일부 서비스 정도만 되고 있는 상황. 카카오톡의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은 94.4% 수준이다.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거의 전 국민이라고 할만한 4485만 9천 명으로 집계됐다. 어느새 국민 메신저가 된 것.

  첫 느낌은 조용하다였다. 돌이켜보니 내 카톡창에는 많은 단톡방이 있었다. 학교 보호자 단톡방을 비롯해, 글쓰기모임 단톡방, 책 읽어주는 선생님 모임 단톡방, 친구들 모임 단톡방 등 하루에도 여러번 빨간 숫자가 켜지는 카톡이 모두 멈추니 세상이 멈춘듯 조용했다. 꼭 필요한 경우 문자로 연락했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참 수다스럽게 살았구나 싶다. 문자가 카톡으로 바뀌면서 달라진 건, 꼭 할 말만 하다가 일상 수다를 실시간으로 떨게 됐다는 점이었다. 좋은 글이나 기사를 나누기도 하고, 시시콜콜한 대화를 하기도 하며, 각종 모임의 공지를 받기도 했던 일상. 그 와중에 카톡이 멈추니 업무톡이 멈춰 좋았다는 사람들의 후기는 씁쓸했다. 주말에도 멈출 줄 모르는 업무라니. 2022년이라지만 여전히 주말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삼성에서 만든 핸드폰을 쓰고 삼성계열사가 만든 음식을 먹고 삼성의 또다른 계열사가 만든 옷을 입고…… 삼성공화국인 줄 알았는데, 이곳은 어느새 카카오공화국이기도 했다. 카톡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기사를 읽으며, 카카오페이로 결제를 하고 카카오맵으로 지도를 보며 카카오택시로 이동을 하는 세상. 문어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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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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