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벗고 소리지를 그 날을 다시 기다린다
2023/01/25
가슴해방 그 뒷 이야기, 마지막화
가슴 해방 액션을 한 뒤 불꽃페미액션은,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는 시도 때도 없이 상의를 벗어대고 싶어 했다. 페이스북 앞에서 가슴을 깠던 2018년에 우리는 ‘Go Topless’라는 세계적인 운동이 있음을 알았다. 'GoToless.org' 홈페이지를 통해 소통하는 전 세계 활동가들은 미국을 기준으로 여성이 성평등에 기초해 투표권을 얻었던 1920년 8월 26일을 기념하면서 매년 8월 26일에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가슴 해방을 위해 행진해 왔다. 우리도 세계적인 운동의 일원이 되었다니!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우리는 8월 26일에 시간을 맞춰 20명 가까이 되는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바다로 떠났다. 모두가 가슴을 까고 도심에서 행진할 순 없더라도 바닷가에서는 같이 놀면서 용기를 내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강원도 바다는 부슬부슬 비바람이 불고 파도가 쳐서 옷을 벗고 놀기에는 꽤 추웠다. 그리고 나는 우리를 따라온 KBS 다큐멘터리 촬영팀과 촬영하느라 다른 활동가들보다는 즐겁게 놀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같이 몰아치는 파도 앞에서 멋진 단체 사진을 남기고 생전 처음으로 가슴에 바닷바람을 쐬어 준 것으로 만족했다. 그때 당시 우리가 어떻게 놀았는지는 윤가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