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9
안녕하세요. 저는 조그마한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오늘 나왔던 주제, 그리고 뒷풀이에서 있었던 일이 이 글에 주제와 많이 겹쳐 한번 써보려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모임은 시사 이슈 모임입니다. 그래서 1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온라인 카톡방도 같이 운영합니다.
저는 이 카톡방이 활발히 운영되길 원했습니다. 그런데 좀 아쉬운 점이 있었죠. 오프라인에선 정말 그렇게 잘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온라인 카톡방에선 조용하신 부분이었습니다. 몇 시즌을 운영해보며 이를 해결하고자 매 주 1회씩 제가 쟁점 뉴스를 큐레이션하기도 했죠. 하지만 딱히 큰 호응은 없었습니다.
오늘 오프라인 모임이 있는 날이었는데 기본소득과 큰 정부/작은 정부, 부동산 문제 등 정말 열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논의의 내용도 좋고 그래서 마지막에 당부의 말씀을 드렸죠.
"여러분, 오늘 이렇게 활발하게 말씀하신 것 처럼 카톡방에도 본인이 보고 감명깊었던 뉴스 올려서 의견을 내주시고 토론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그러고 나서 나오는 답변을 듣고, 머리에 망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희윤님, 올려주시는 뉴스에 대해 의견을 내고 싶지만, 사실 카카오톡 대화라는 것이 어떻게 쓰냐에 따라 상당히 기분 나쁘게 들리실 수도 있어 조심하게 됩니다. 이렇게 면대면으로 보고 이야기 하는 것은 어떻게든 바로 정리도 되지만, 톡방에선 그렇지 않으니까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맞는 이야기였으니까요. 카카오톡 대화를 하다가 생긴 오해를 푸느라 고생했던 수 많은 대화들이 머리속을 스쳐갔습니다. 비언어적, 반언어적 표현 모두가 삭제된 텍스트 그 자체로는 정말 많은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보니까요.
뱉은 말을 황급히 주어담고 모임을 마무리했습니다. 하나의 벽을 느낀 기분이었죠. 그러던 와중에 뒷풀이를 여차하여 진행하게 됐습니다(참여자 전원 백신 접종 완료). 그런데 공교롭게 뒷풀이에 참석하신 분은 모두 저와는 지지성향이 많이 다른 분이었습니다. 저는 민주당원이고, 그 분은 보수당 지지자셨습니다. 평소에...
제가 운영하는 모임은 시사 이슈 모임입니다. 그래서 1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온라인 카톡방도 같이 운영합니다.
저는 이 카톡방이 활발히 운영되길 원했습니다. 그런데 좀 아쉬운 점이 있었죠. 오프라인에선 정말 그렇게 잘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온라인 카톡방에선 조용하신 부분이었습니다. 몇 시즌을 운영해보며 이를 해결하고자 매 주 1회씩 제가 쟁점 뉴스를 큐레이션하기도 했죠. 하지만 딱히 큰 호응은 없었습니다.
오늘 오프라인 모임이 있는 날이었는데 기본소득과 큰 정부/작은 정부, 부동산 문제 등 정말 열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논의의 내용도 좋고 그래서 마지막에 당부의 말씀을 드렸죠.
"여러분, 오늘 이렇게 활발하게 말씀하신 것 처럼 카톡방에도 본인이 보고 감명깊었던 뉴스 올려서 의견을 내주시고 토론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그러고 나서 나오는 답변을 듣고, 머리에 망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희윤님, 올려주시는 뉴스에 대해 의견을 내고 싶지만, 사실 카카오톡 대화라는 것이 어떻게 쓰냐에 따라 상당히 기분 나쁘게 들리실 수도 있어 조심하게 됩니다. 이렇게 면대면으로 보고 이야기 하는 것은 어떻게든 바로 정리도 되지만, 톡방에선 그렇지 않으니까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맞는 이야기였으니까요. 카카오톡 대화를 하다가 생긴 오해를 푸느라 고생했던 수 많은 대화들이 머리속을 스쳐갔습니다. 비언어적, 반언어적 표현 모두가 삭제된 텍스트 그 자체로는 정말 많은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보니까요.
뱉은 말을 황급히 주어담고 모임을 마무리했습니다. 하나의 벽을 느낀 기분이었죠. 그러던 와중에 뒷풀이를 여차하여 진행하게 됐습니다(참여자 전원 백신 접종 완료). 그런데 공교롭게 뒷풀이에 참석하신 분은 모두 저와는 지지성향이 많이 다른 분이었습니다. 저는 민주당원이고, 그 분은 보수당 지지자셨습니다. 평소에...
아 그리고 오늘 몇 가지 뉴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중앙대에서는 총여의 뒤를 잇는 성평등위원회가 학생회장단의 투표로 폐지됐고, 한국외대에서는 성소수자 동아리 인준이 특정 종교 동아리때문에 좌절됐습니다. 저도 대학에서 학생회를 해봤고, 동아리연합회장도 해서.. 이게 참 문제라는 것이 바로 인식이 더 다가옵니다. 그런데 성평등위원회를 없애겠다 달려드는 학생회장과 에타 유저들, 성소수자 동아리를 반대하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상당한 고민이 되긴 합니다. 이건 공론장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기도 하고요(규칙을 아무리 바꿔봐야 이걸 씹고 민의랍시고 총투표 붙여버리면 대책이 없거든요). 기껏 보수당 지지자와 뭔가 선을 닿았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또 생각할 것이 많구나 라는 걸 느끼는 하루입니다.
혜영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어제 모임 뒷풀이까지 끝나고 술 한잔 마신 상태에서 전철타고 가며 쓴 우왕좌왕 글인데, 너무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해 온 짓(?)들이 있어서 이 뱉은 말을 잘 지킬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또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문제 같아서 응원해주시는 만큼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남은 국정감사 기간 파이팅 하시고 좋은 의정 활동 부탁드립니다.
희윤 님, 소중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생생한 에피소드 무척 흥미롭게 읽었어요. 멋진 모임을 가지셨네요 :)
나와 대화나누는 상대방이 정확히 나와 같이 땅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똑같은 인간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의 바탕이 된다는 말씀에 백만삼천오백배쯤 공감합니다!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세계인권선언부터 대한민국 헌법, 그리고 차별금지법에 이르기까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말씀하신 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다른 의견을 가졌더라도, 다른 모습을 했더라도, 우리는 서로 동등하게 대화를 나누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라는 믿음이요.
다른 한편으로 글 읽으면서 희윤 님이 참 실천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완벽히 실천할 수는 없더라도, 일단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야말로 변화의 정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상대를 동등한 인간으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희윤 님의 매일의 노력을 응원합니다. 또 뵈어요!
인간관계에 오해란 필수적이라 저는 오프라인이라고 딱히 오해가 적었던건 아닌것같네요ㅠ
희윤 님, 소중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생생한 에피소드 무척 흥미롭게 읽었어요. 멋진 모임을 가지셨네요 :)
나와 대화나누는 상대방이 정확히 나와 같이 땅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똑같은 인간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의 바탕이 된다는 말씀에 백만삼천오백배쯤 공감합니다!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세계인권선언부터 대한민국 헌법, 그리고 차별금지법에 이르기까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말씀하신 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다른 의견을 가졌더라도, 다른 모습을 했더라도, 우리는 서로 동등하게 대화를 나누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라는 믿음이요.
다른 한편으로 글 읽으면서 희윤 님이 참 실천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완벽히 실천할 수는 없더라도, 일단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야말로 변화의 정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상대를 동등한 인간으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희윤 님의 매일의 노력을 응원합니다. 또 뵈어요!
인간관계에 오해란 필수적이라 저는 오프라인이라고 딱히 오해가 적었던건 아닌것같네요ㅠ
아 그리고 오늘 몇 가지 뉴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중앙대에서는 총여의 뒤를 잇는 성평등위원회가 학생회장단의 투표로 폐지됐고, 한국외대에서는 성소수자 동아리 인준이 특정 종교 동아리때문에 좌절됐습니다. 저도 대학에서 학생회를 해봤고, 동아리연합회장도 해서.. 이게 참 문제라는 것이 바로 인식이 더 다가옵니다. 그런데 성평등위원회를 없애겠다 달려드는 학생회장과 에타 유저들, 성소수자 동아리를 반대하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상당한 고민이 되긴 합니다. 이건 공론장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기도 하고요(규칙을 아무리 바꿔봐야 이걸 씹고 민의랍시고 총투표 붙여버리면 대책이 없거든요). 기껏 보수당 지지자와 뭔가 선을 닿았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또 생각할 것이 많구나 라는 걸 느끼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