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불안해진다. 어렸을 때에는 어른이 되면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걱정도 많아지고 불안감도 증폭된다. 

서른을 앞 둔 스물아홉 겨울, 내가 생각했던 30대의 모습은 결코 아니였으므로 나는 매우 불쾌하고 불안하고 초초했다. 친한 선배한테 이런 고민을 토로했더니, 나랑 딱 열 살 차이나는 선배가 말하기를, 
 "39인 나도 너랑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 어쩌면 49도 같을지도 모르지." 
굉장히 충격이었다. 왜 나는 막연히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 생각했을까? 

갈수록 세상은 각박해져 가고, 나이가 들수록 세상 속 내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끝으로 몰리고 몰리다가 어느 순간 벼락 끝으로 내몰린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