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여행

ACCI
ACCI · 글과 글씨를 씁니다.
2023/06/28


"호텔 셔틀 방금 놓쳤어!"

평소 자비심의 아이콘인 남편은 유독 저런 상황을 못 견뎌한다. 마트에서 하필 더 오래 걸리는 줄에 걸려들거나 주차 공간을 옆 차에게 뺏기거나 교통신호가 자기 앞에서 빨간색으로 변해도 비슷하게 행동한다.  

나는 공공장소에서 예민하지 않다. 개성을 발휘할 필요가 없는 공간에서는 최대한 무색무취형 인간으로 존재하고, 뭘 놓쳤다거나 누가 내 자릴 채 갔다거나 이런 류의 생각을 일절 하지 않는다.

내 인생이 온전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셔틀 놓친 일에 무슨 인생까지 나오냐 할 수도 있지만 나는 내 인생에 들어와 있는 모든 것들은 크건 작건 역경이건 순경이건 그대로 온전하단 걸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내 인생에 커다랗게 들어와 있는 누군가가 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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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음악, 인문, 산책에 심취하며 캘리그래피와 통/번역을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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