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3/12
재작년까진 집에 닭을 몇 마리 키웠습니다. 매일 달걀을 몇 개씩 얻어 먹는 재미가 솔솔했지요. 
미처 다 소비하지 못하는 건 모아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했구요. 달걀을 받으면 모두들 엄청 좋아했었죠.
집에서 넓은 닭장 속에서 키운 유정란 이었으니까요.거기다 매일 신선한 배추, 질경이, 쑥 등 풀들을 부지런히 뜯어다 멕였어요. 닭들이 아카시아잎을 좋아한다는 건 의외였습니다. 닭들도 나름 사회생활을 하고 그 속엔 리드도 왕따도 텃세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숫탉은 암컷들을 관리하고 보호한다는 것도, 그중 특히 총애하는 암컷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 머리가 나쁜 경우 닭대가리라고 하는 건 닭에 대한 모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년 키우다 일도 많고 겨울동안 관리하는 것도 힘들어 결국 남은 몇 마리 이웃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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