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기는 마약(?) 한 편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03/18
내가 즐기는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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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손자가 약중진담(藥中眞談)을 열렬히 토해 내다가 미국 경찰에 연행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비록 약의 힘을 빌렸다 해도 그의 고백은 너무나 진솔하고 구체적이어서 개 가문에 범 났나 싶은 생각이 설핏 들 정도였다. 그 닫힌 유튜브를 뒤로 하고 이것저것 뒤적이다보니 재미있는 제목이 눈에 띈다. “대한민국 이 나라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어 이게 뭐야? 하고 클릭하고 나니 MBC 스포츠 탐험대 유튜브다. 하기야 심심할 때 ‘한국 스포츠 명승부’를 즐겨 검색하고 그 짜릿했던 기억을 되새기는 게 낙 중의 하나인나도 나름 이 ‘마약’ 중독자의 일원이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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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영상들을 훑다 보니 내가 가장 즐겨 떠올리고 그 ‘뽕’(?)을 맞기를 되풀이하며, 심지어 유튜브에는 없을지라도 그때의 마약성(?) 환희가 머리 속에서 생생히 재생되는 최상품의 마약들을 소개해 보고픈 충동이 들었다. 그 중의 하나. 
   
1984년 8월 18일 장정구 VS 도카시키 가쓰오 
부산 서구 아미동. ‘비석마을’이라고 해서 일본인들의 공동묘지 위에 판잣집들이 들어서는 바람에 묘지의 비석들이 집의 초석이나 담벼락 돌로 쓰인 것으로 유명한 동네다. 예나 지금이나 무덤 위에 집 짓고 사는 것이 어디 달가운 일었을까마는, 그렇게라도 살아갈 터전을 아금바금 마련해야 했던 처절한 사연들이 서리서리 엉긴 비석마을이 복서 장정구의 고향이었다. 즉 찢어지고 부서지게 가난한 동네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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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보
챔피언이 되고 잘 나가다 싶던 그는 3차 방어전이었던 소트 치탈라다와의 경기에서 삐걱거렸다. 고전 끝에 판정승을 거두기는 했는데 롱런이 가능할까 싶은 경기력이었다. 그런 차에 왕년의 세계 챔피언 도카시키 가쓰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1984년이었으니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이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킬 무렵이었다. 하필이면 도카시키와의 대전 날짜는 8월 18일, 즉 광복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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