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려운 문제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3/24
일요일은 일찍 일어나는 날이다. 다른 사람들이랑 반대로. 성당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샤워하고 머리 말리고 또 손질하고 모처럼 화장도 하고 매일 10시 넘어서 먹는 아침도 9시에 챙겨먹고.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뭘 입어야 하나. 옷도 좀 살펴보고.
바바리코트 입기 딱 알맞은 계절이 되었다. 해마다 부활절 무렵 입게되는 바바리를 꺼내 놓는다. 핸드폰도 무음으로 설정해 가방에 넣고.
모든 준비를 10시에 맞춰 다 해놓고 이제 나서기만 하면 된다.

근데 운전기사는 어디 있나?  지금쯤, 언제 나가지.  하면서 나타나야 할 순간 아닌가. 5년 이상 매주 가는 성당이건만 매주 묻는다. 몇 시에 출발 하냐고. 늦어도 10시 10분엔 출발해야지 10시 반 미사에 여유있게 도착할 수 있다.
전화를 해봐도 안 받는다. 그러고 보니 멀리서 포크레인 소리가 들린다.
에공, 오늘이 일요일인 줄 모르고 일에 푹 빠졌구먼. 포크레인 소리에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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