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사람들
2023/10/08
무라카미 하루키는 가장 사치스러운 독서는 책의 배경이 되는 장소나 공간에서 그 책을 읽는 것이라고 했다. 덕분에 내게는 새로운 소망이 하나 생겼었다. 이왕이면 좋아하는 책을 배경이 된 도시의 장소나 공간에서 읽고 싶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냉정과 열정 사이를 피렌체 두오모 성당 꼭대기에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한밤중의 도서관에서, 상실의 시대를 교토의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에 누워서, 셜록 홈스를 런던 베이커가 221B가 보이는 카페에서, 해리포터 시리즈를 킹스크로스 역 9와 3/4 정거장에서 읽는 것이다.
작년에 학생들과 함께 추천도서를 카드뉴스로 만드는 활동을 했다. 그때 아이들이 추천해 준 책 중에서 읽어보고 싶은 것이 하나 있었는데, 무라세 다케시가 쓴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이 그 책이다. 너무 슬퍼서 읽으면 울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더 궁금해졌다. 입소문을 탔는지 학생들이 한동안 계속 빌려가고 반에서 돌려 읽기도 했다.
올해 여름방학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읽어보려고 책을 빌렸다. 아쉽게도 바로 읽지를 못하고 침대 옆 협탁에 그냥 두었는데, 시간은 빠르게 흘러 방학이 끝나버렸다. 2학기가 시작하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미루어 두고 있었는데 마침 기막힌 기회가 생겨서 그 사치스러운 독서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휴일을 맞아 기차를 타고 친한 동료 샘네 놀러 가기로 했는데, 짐...
무게감이 상당했죠!
오호 상상만해도 두근거리는군요!
그러고보니 요즘은 여행을 가도 짐을 줄일 겸 종이책은 잘 안들고 갑니다. 옛날에는 그 여행지에 가서 읽으면 어울릴책 + 가볍고 양이 많아 오래읽을책 + 반복적으로읽어도좋을만한책. 이런 식으로 2-3권을 뭘 고를까가 여행가기전 짐챙길때 가장 고민하던 일이었는데 말이죠. 생각해보니 그 자체로 낭만적이긴 한 시기였네요. :)
오호 상상만해도 두근거리는군요!
그러고보니 요즘은 여행을 가도 짐을 줄일 겸 종이책은 잘 안들고 갑니다. 옛날에는 그 여행지에 가서 읽으면 어울릴책 + 가볍고 양이 많아 오래읽을책 + 반복적으로읽어도좋을만한책. 이런 식으로 2-3권을 뭘 고를까가 여행가기전 짐챙길때 가장 고민하던 일이었는데 말이죠. 생각해보니 그 자체로 낭만적이긴 한 시기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