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노후 준비

ACCI
ACCI · 글과 글씨를 씁니다.
2023/06/03
"나 이제 곧 여든이잖아. 늙는다는 게 그냥 고분고분 주름만 생기는 게 아니야. 어릴 때부터 내 몸이 겪었던 온갖 자잘한 사고 뒤에 숨어있던 통증이 밖으로 다 나오는데... 우와 진짜 장난 아니야(웃음). 그냥 지금부터 마음의 준비하라고!(찡긋)"

최근 시댁과의 식사 자리에서 뱉은 시 외삼촌이 하신 말씀.
문장 말미의 웃음 때문이었을까? 몸의 통증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재미가 있다는 듯한 겪은 자의 여유가 느껴졌다. 

순간 그의 일상으로 빙의해 보았다.   

그의 삶은 여유롭다.
빈티지 포르셰를 수집하는 게 취미인 그는 친부가 생전 운영하시던 대형 세탁소를 차고로 개조하여 매일 차를 들여다 보고 정비하는 낙으로 산다.

일도 한다. 아들과 함께 자신의 건물 유지 관리를 부지런히 직접 한다.

차 모으는 것 외에 별다른 취미는 없고, 문화생활을 한다거나 RV로 로드트립을 한다거나 하는 건 일절 없다. 아들도 마찬가지이다. 아들은 마흔인데 부모와 함께 산다. 부부 사이는 평범하다. 딱히 좋거나 나쁘지 않다. 여기까지 들으면 부러운 건 돈 말고는 없다. 돈은 다양한 측면에서 자유를 선사할 수 있고, 주변에 뭐라도 베풀 기회가 많아지니 부럽다.

시 외삼촌을 보면 그냥 부자처럼 생겼고, 부자가 어울린다. 뭐가 됐든 자기에게 어울리는 뭔가를 지니게 된다는 건 좋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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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음악, 인문, 산책에 심취하며 캘리그래피와 통/번역을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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