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의 시대, 윤석열 정부를 평하다] 14편 윤석열은 사회단체가 왜 존재하는지를 모른다 : 전제주의 개념화 시도

이 글은 [지윤평] 7편 제발 좀 "기득권"을 지켜달라 https://alook.so/posts/yEtZnjZ 의 연속으로 '전제주의'를 보다 정치하게 개념화하기 위해 현대에 대한 인식과 그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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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와 시민사회 간의 관계에 대한 무지가 아닌가 한다. 시민단체들을 놓고 무슨 이권 카르텔 운운하는 게 가장 황당하다. 예산을 줄인다고 이권 카르텔이 사라진다는 생각도 황당하기 그지없다. 물론 한국의 시민단체들 중에는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곳도 분명히 많겠지만 중요한 건 세금으로 지원해주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왜 정부가 그런 방식으로 "외주"를 주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 말 자체가 시민단체가 해야 될 업무와 영역이라는 게 이미 존재하고 있고, 그것을 그들에게 "외주"를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대국가가 시민사회의 모든 영역에 개입하기보다는 시민사회로부터 자발적으로 조직된 결사체가 제공하는 '용역'을 일종의 '서비스' 형태로 구입하는 것이다. 해당 분야에 대해 국가가 관료제를 동원해 직접 개입하는 것보다는 그 분야에 대해 잘 아는 이들에게 외주를 줌으로써 사실상 국가의 '전체' 역량이 커지게 된다.

 헤겔이 <법철학>에서 근대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더 많은 세금'을 요구하지만, 그것의 지불이 노예라는 증표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가 확장되는 걸 의미한다고 하는 건 이런 맥락에서이다. 유럽의 경우에는 국가가 시민단체를 통해서든 직접적으로든 점점 더 사회와 강하게 결속되는 현상이 이미 19세기 후반 이래 나타나 1920년대 이후 칼 슈미트가 '전체국가(der total Staat, Total State)'라 부르며 화두로 삼았다. 이러한 현상은 '근대국가'와 '시민사회', 즉 정치와 경제가 "분리"되어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중세 이후의 근대로의 이행 과정은 정치와 경제의 분리를 완성하는 과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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