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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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 ‘죽음의 땅’ 일본 원전 사고 20킬로미터 이내의 기록 by 오오타 야스스케

신승아
신승아 · 삐딱하고 멜랑콜리한 지구별 시민
2023/08/21

2011년 3월 11일 금요일 14시 46분, 일본 산리쿠 연안 태평양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살인적인 위력의 대지진은 14m 높이의 거대한 쓰나미를 동반하면서 눈 깜짝할 새에 인근 마을들을 휩쓸었다. 무려 1만 8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비명횡사했고, 폐허가 된 땅에는 콘크리트 잔해와 부서진 집, 찌그러진 차체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졌다. 재난의 공포는 이쯤에서 끝나지 않았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1호기, 3호기, 2호기 순으로 폭발하면서, 대량의 방사능이 유출되었다. 일본 정부가 과학자들이 예견한 원자로 폭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빠르게 조치를 취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인재였다. 

일본 정부의 무능과 방심으로 인해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평화로운 해안가 마을은 하루아침에 쑥대밭이 되었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사람과 수많은 생명 종들이 숨 쉬던 삶의 터전이, ‘죽음의 땅’, ‘금단의 땅’, ‘유령 마을’로 전락했다. 일본 당국은 사고 후 경계구역으로 지정된 원전 20km 이내 지역에 피란령을 내렸다. 경계구역, 제한적 피난 구역에 살던 주민들은 서둘러 옷가지와 세면도구만 챙긴 뒤 비상대피소로 거처를 옮겼다. 원전 난민들은 짧으면 일주일, 길어도 한 달이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얼마 가지 않아 처참히 깨졌고, 그 누구도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같은 시각, 후쿠시마에는 더 큰 문제가 남아 있었다. 바로 비인간 동물들이었다. 두 발 달린 동물들은 몸이라도 피할 수 있었지만, 네 발 달린 동물들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었다. 평소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유고슬라비아 등 분쟁 지역을 내 집처럼 드나들며 취재했던 사진 기자 오오타 야스스케 씨는 이 엄청난 일을 카메라로 기록하기 위해 후쿠시마로 향했다. 일반 방사선량의 최소 300배에서 최대 2,000배 이상에 노출된 위험 지역. 사람이 살 수 없는 그 땅은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할 만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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