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와 밥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09/04
시계와 밥
   
대청마루에 걸려 있던 시계에는 한 달에 한 번 밥을 주어야 했다. 밥을 주고도 미덥지 못해 시계가 가는지 귀에다 갖다 대고 째깍째깍 소리를 들어보고는 했다. 손목시계가 생기고 아무도 괘종시계에 신경을 쓰지 않을 때도 할아버지는 꼬박꼬박 시계에 밥을 주었다. 할아버지 안 계신 집에서 가장 먼저 괘종시계가 치워졌다. 
   
집에 있는 벽시계는 멈춘 지가 꽤 오래되었다. 누구 하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굳이 건전지를 갈아 끼워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손목시계도 있고 핸드폰도 있으니까. 만약 태엽을 감아 밥을 주는 시계였다면 게으름 부리지 않고 누군가는 손을 뻗어 태엽을 감아 시간이 흐르게 했을 것이다. 굳이 건전지를 사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정지한 시간을 외면하게 한다. 벽시계뿐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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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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