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박수

승은 · 탱고를 추고 글을 씁니다.
2024/02/14
저번 구정. 시댁도 잘 다녀왔고 운동삼아 탱고나 한 두시간 추고 올까. 다녀보지 않은 밀롱가를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정 당일날 하는 곳이 있을까 싶어서 찾아보니. 역시 종종 가던 스튜디오에서 다른 진행지가 하는 밀롱가가 열리고 있었다. "나 탱고좀 추고 올께" 하고 탱고 슈즈를 집었다. 편한 슈즈가 아니라 잠시 고민 되었지만. 에이 뭐 밀롱가에서는 어려운 동작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으니 좀 불편한 신발 신고 다녀와도 되겠지 뭐 - 이런 생각이 들 때 꼭 사건이 생기더라.

처음 가본 밀롱가. 눈이 땡글하고 점잖은 인상의 여선생님이 떡볶이를 건내주셨다. "여기는 처음이에요" 씽긋 웃으면서 입장료를 내고 탱고 슈즈를 갈아 신고 나왔다. 긴장과 조급한 마음에 건내주신 떡볶이를 깜빡하고 플로어로 바로 갔다. 자주 다니지 않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밀롱가에서 탱고슈즈로 갈아신는 동안은 늘 긴장된다. 앉자마자 예전 학원에서 잠시 수업을 들으셨던 분을 만나서 바로 춤신청을 받고 첫 곡을 스타트. 뭐 무난한 시작이었다.

구정 당일이라 사람이 많진 않았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잘 춰서 인상은 좋았다. 게다가 몇 명의 사람들이 "어? 누구한테 배우셨어요?"라는 질문을 나에게 한 것도 좋았다. 코로나 이후, 수업보다 밀롱가가 더 활성화 되면서 "어느 밀롱가 다니셔요?"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는데 정말 오래간만에 누구한테서 배웠냐는 질문을 들었다. 아. 좀 더 본질에 관심있는 인상이어었다.

물론 걔중 힘든 사람들도 있기 나름이다. 멋부리는 동작을 하고 의기양양하는 남자도 있었고 아브라소를 너무 세개 해서 갈비뼈가 으스러 질것 같이 하는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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