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아는 사람
“여유를 아는 사람이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누가 한 말은 아닌 것 같고 그냥 제가 생각해 낸 말입니다.
옛말에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 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쉬는 것도 쉬어 본 사람이 잘 쉬고,
놀아 본 사람이 잘 놉니다.
베이비 붐 세대와 MZ 세대 사이의 낀 세대인 저는 두 가지 극단적으로 다른 생각과 삶을 경험합니다.
“일 하던 사람이 쉬면 아파 버려.
늙어서도 일을 꾸준히 해야 해.
이 나이에 누가 써줘서 월급 받고 있는 사람은 나 뿐이야. 내 친구들 다 집에서 놀고 날 부러워 해.
정년 넘어서도 계약직이라도 더 일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년도 늘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의료 기술이 발전해서 죽지 않아서 문제고, 돈 없는데 나이 많으면 지옥이에요. 적게 받아도 좋으니 일자리를 만들어주세요. 경험한 게 아깝지 않습니까.“
반면에, 후배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일 하고 나선 쉬면서 여행도 다니고 놀다가 돈 떨어지면 또 일하고 그러는 게 사는 거죠.
우리가 뭐 일하는 기계인가요.
집 산다는 건 애초에 포기했어요. 그냥 버는 만큼 벌고 적당히 월세 내면서 살래요.
정년연장이요? 글쎄요.
도대체 몇 살까지 일하라는 거예요. 유럽에선 정년연장해서 더 일하고, 연금은 좀 더 늦게 주겠다고 해서 다들 들고 일어나서 난리잖아요. 젊을 때 고생했으니까 나이 들어서 힘 빠지고 체력 떨어지면 좀 쉬어야지요.
아니면 그냥 빡세게 일하고 안 써서 40 전에 돈 모아서 파이어 족 되어서 조기 은퇴하는 게 꿈이에요. “
뭐가 맞는지는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일인데요. 당시 회사 어른들을 모시고 몇몇 회사들 간 협력을 위한 계약서 협상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아침부터 하루종일 회의하면서 입 씨름하고 점심 때도 샌드위치 먹으면서 떠들었더니, 저녁 시간엔 지쳐서 말이 잘 안 나오더군요.
저녁 먹고 정리할 것 정리하고 집에 가서 씻고 바로 자야겠다.
내일도 이렇게 회의하려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웬걸.
저녁 먹고 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