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제주의 가을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3/10/26
요즘 제주도는 아름답다 못해 눈이 부시다. 이주한 계절이 가을이었으니 어느덧 이곳에서 맞는 열한 번째 가을이다. 열 번의 가을을 지났지만, 이전에는 온전히 제주의 가을을 느끼지 못했다. 처음에는 단풍이 없는 가을이 낯선 동시에 허전했고, 시간이 좀 지난 뒤에는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극도의 비수기에 짓눌려 계절을 만끽할 마음의 여유를 내지 못했다.

이제야, 열 번의 가을을 보내고 열한 번째 가을을 맞이하고서야, 나는 이곳의 가을을 오롯하게 바라본다.

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본 풍경. ©️박현안


살짝 선선한 아침과 저녁, 여름날처럼 뜨겁지 않고 적당히 온화한 한낮. 태풍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부터 마침내 벗어난 시기. 변화무쌍한 섬 날씨의 특성이 사라진 안정적인 하늘까지. 축복같은 계절을 지나고 있음에 매일이 선물 같다.

사실 원고 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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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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