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믿어왔던 것들에 딴지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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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6
출처: alookso
MBTI 유형 테스트가 유행입니다. 자기소개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이 됐죠. 사람들은 MBTI 유형으로 한 사람의 성격을 대략 가늠하려 합니다. 그런데 MBTI 유형이 한 사람의 성격을 정말 잘 대변해줄까요? 한편 우리 사회에 퍼진 ‘카더라’ 속설은 진실에 대한 과학적 검증 없이 확산되기도 합니다. MBTI부터 정신건강, 그리고 건강 주스의 효능까지. 몇 가지 속설의 진위를 밝혔습니다.


MBTI는 유행만큼이나 신뢰할 수 있나?

출처: 셔터스톡
MBTI 결과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 저널리스트들이 몇 년마다 한 명씩 꼭 있었습니다. 2004년에 말콤 글래드웰은 <뉴요커>에서 MBTI를 저격했고 2015년 인터넷 미디어 <복스>는 ‘MBTI 검사가 완전히 무의미한 이유’라는 노골적인 제목의 기사를 냈죠. <복스>는 MBTI 검사는 다양한 직업에서 사람들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 데 전혀 쓸모가 없었으며 검증되지 않은 이론에 기초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필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캐럴 태브리스도 MBTI가 과학적이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인간들은 히포크라테스 시대 때부터 사람들을 성격 유형으로 나누고자 했는데요. 히포크라테스는 ‘체액에 따른 성격 유형 법’을 설파했죠. 성격 유형 구분법 중에서도 가장 오래 살아남고 널리 퍼진 게 바로 이 MBTI입니다. 필자는 MBTI의 인기에 대해 이름을 잘 지은 덕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4가지 알파벳의 이니셜 조합이 쉽고 재밌게 다가간다는 것인데요. 또한 당신의 능력에 대한 시험이 아니라 어떤 유형인지를 가리키는 지표이기 때문에 검사 결과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도 적습니다.

필자는 MBTI 결과가 과학적이지 못한 첫 번째 이유로 MBTI 검사의 네 가지 영역이 정반대되는 특성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예를 들어 검사 결과는 F(감정형)이거나 T(사고형)이거나, 둘 중 하나로만 결정되지 둘 다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수천 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이원 양상의 증거’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응답자들의 점수는 주로 중간에 몰려있었죠. MBTI 이론의 가정과는 다르게 우리의 특성은 깔끔하게 둘로 나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 이유는 MBTI 검사는 사람들의 주관적 경험에 근거한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우리의 주관적 경험이야말로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객관적인 지표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차라리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느린 사람과 빠른 사람 등으로 나누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면서요. 예를 들어 당신이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를 물었을 때, 그에 대한 대답은 가정하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거죠.

필자는 성격 유형론을 넘어 스펙트럼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MBTI의 열여섯 가지 성격 유형은 단순하고 명확한 그림을 제시해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행동과 자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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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사람이 생존에 유리하다?

출처: <뉴필로소퍼> 20호
걱정이 많으면 스트레스와 불안에 취약해지고 정신적, 신체적 건강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걱정이 많은 개체가 오히려 생존에 유리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뉴필로소퍼에서 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진은 걱정이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연구했습니다. 연구진은 걱정이 많은 사람은 불확실성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거란 가설을 세우고 검토했는데요. 건강 심리학자 요스 브로쇼트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불확실성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기본값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로쇼트와 동료들은 2018년 발표한 논문에서 걱정이 많은 개체들은 그렇지 않은 개체들보다 지나치다 싶은 정도로 미리미리 조심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위험을 감지하자마자 도망친 걱정 많은 개체들이 계속해서 살아남아 유전자를 퍼뜨렸고요.

더불어 걱정이 많고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이 부족한 성향에서 촉발될 수 있는 행동 양상에 대한 자세한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특히 펜데믹 상황에 취약했는데요. 그들은 찾을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했고 끊임없이 타인으로부터 확신을 구하려 했습니다. 또한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을 일부러 회피하기도 하며 막연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죠.

결과적으로 걱정이 많은 개체가 생존에 유리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그렇다고 걱정이 많은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이 줄어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문제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느끼는가 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은 정도의 문제다.”


건강 주스는 딱히 특별한 효능이 없다

출처: 셔터스톡
디톡스와 다이어트에 심심찮게 쓰이는 방법이 바로 건강 주스입니다. 건강 주스를 제조하는 다양한 레시피는 물론 건강 주스를 마시고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주스레시피(JuiceRecipes.com)라는 웹사이트에는 각종 질병과 증상에 따른 건강 주스 제조법이 나와 있는데요. 이 웹사이트에 따르면 건강 주스로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질병들은 알츠하이머, 대장암, 목감기, 신장 결석, 성욕 저하, 여드름, 백혈병 등으로 매우 광범위합니다. 건강 주스가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합니다.

비판적 교양 과학 잡지 스켑틱에서 미신에 가까울 정도로 효능이 있다는 듯이 추앙받는 건강 주스가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 따져보았습니다. 필자는 건강 주스에는 특정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정도의 특별한 효능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보통의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것이죠. 필자는 한 예로 밀싹 주스를 살펴보았습니다. 밀싹주스에는 소량의 영양소가 들어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정도는 건강한 식단으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죠. 반면 건강 주스 판매자들은 밀싹주스의 효능에 대해선 엄청난 장점이 있는 것처럼 묘사해놓았죠. ‘심장과 동맥 조직을 튼튼하게 한다’, ‘혈중 지방 농도를 낮춘다’, ‘퇴행성 질환을 치료한다’, ‘함유된 효소가 젊음을 지켜준다’.

또한 과일 주스보다는 과일을 생으로 먹는 게 더 좋습니다. 과일을 주스로 만들어 먹으면 불용성 식이섬유를 버리게 되죠. 불용성 식이섬유는 변비를 예방하고 몇몇 암의 발병률을 낮춥니다. 하버드 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블루베리, 포도, 사과를 먹으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낮아지지만 오히려 과일 주스를 마시면 그 위험이 높아집니다. 일주일에 세 번 마시던 과일 주스를 통과일로 대체했을 때 당뇨병 발병 위험이 7퍼센트 낮아진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건강 주스는 평소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나 특별한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채소를 싫어하거나 채소를 다듬을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음식을 씹는 게 힘들거나 식욕이 없을 수도 있고요. 이런 특별한 사람들 외에는 특별한 효과가 없다는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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