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과학 이야기 15 지방을 녹이고, 태운다는 식품들

박재용
박재용 인증된 계정 · 전업 작가입니다.
2024/03/28
지방을 녹인다는 식품들 
   
요사이 크릴 오일이 다이어트 보조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남극해 부근에 주로 서식하는 크릴이란 생물에서 추출한 일종의 기름인데 다른 오메가-3 지방산과 달리 인지질이란 형태로 되어 있어 혈관 속 기름때를 더욱 잘 녹일 수 있도록 돕는다는 거지요. 부작용도 있다는 군요. 일단 크릴이 갑각류니 갑각류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지요. 그리고 지방산 자체가 혈당을 높일 수 있으니 당뇨 환자도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혈액 응고를 방해할 수 있으니 관련 질환이 있거나 임신 중 혹은 수유 중인 여성도 피해야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사실 이 지방을 잘 녹인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 몸 속 혈관에는 지방이 떠다닙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에서 흡수한 것도 있고 간에서 합성한 것도 있지요. 그리고 혈액에서 적혈구나 백혈구를 뺀 나머지 대부분은 물입니다. 물과 지방은 서로 잘 섞이질 않지요. 그래서 지방은 보통 혈액 중의 단백질과 결합하여 움직입니다. 이때 인지질(크릴 오일에 있다는) 같은 물질은 한쪽은 물과 결합하고 다른 한쪽은 지방과 결합하여 물과 지방을 서로 섞이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비누나 세제가 하는 역할이지요. 때는 보통 피부에서 분비되는 유분과 먼지가 합쳐져서 만들어집니다. 일종의 기름때지요. 그런데 이를 씻으려면 물을 싫어해서 물에 잘 녹질 않습니다. 비누나 세제는 이런 기름때를 물과 잘 섞이도록 만들어줍니다. 크릴 오일도 혈액 속에서 마찬가지의 역할을 합니다. 그럼 지방은 자기들끼리 뭉쳐 있다가 서로 흩어져 혈액 속에 잘 녹아있게 됩니다. 이뿐입니다. 물론 이 자체로 여러 건강에 좋은 효과가 나타나긴 하지만 살이 빠지는 건 아니죠. 혈관 내의 지방이 혈액에 잘 녹는다고 살이 빠질 리야 있겠습니까? 가령 물병 안에 물과 올리브오일이 있는데 이걸 비누를 넣어 잘 흔들면 오일이 물과 서로 섞여있습니다. 눈으로 보면 오일이 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오일이 정말 사라지는 건 아니지요. 그리고 우리가 살쪘다고...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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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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