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교실밖
교실밖 · 읽고 쓰고 걷는 사람
2024/03/10
나는 최근 온라인에서 읽고 쓰는 문제를 두고 페이스북이나 브런치 등의 플랫폼을 비교하곤 했다. 페이스북이 소란스럽고 역동적인 관계 기반 글쓰기 플랫폼이라고 한다면 브런치는 시끌벅적한 온라인 공간에서 방 하나를 따로 내어 조용하게 읽고 쓰는 곳과 같은 느낌이다. 브런치는 마치 온라인에서 종이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대체재라고나 할까. 나중에 나온 얼룩소의 경우에는 조금 더 전문적인 글쓰기 플랫폼이라는 느낌이 있다. 세 곳을 다 써 보았더니 페이스북과 브런치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가진 모종의 특성이 있었고,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었다. 나중에 얼룩소를 선호하는 작가들의 특성도 한 번 들여다 볼 예정이다. 

디지털이 대중화하면서 생긴 논쟁은 텍스트를 읽을 때 온라인이 좋은가, 종이책이 좋은가 하는 것이다. 온라인 매체의 대중화는 긴 글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였고, 사람들은 쉽게 갈아탔다.  심지어 글보다는 영상, 긴 영상보다는 짧은 영상이 대세이다. 

쇼츠, 릴스, 틱톡 같은 서비스가 대중의 호응을 받고 있는 것에는 종이책-온라인 문서-영상-짧은 영상으로 이어지는 읽기의 '진화' 과정이 있다. 앞으로도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매체는 퇴화하고 몇 초짜리 짧은 영상은 계속 선택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한 때 유행일 뿐, 인간의 근원적 읽기 욕망은 죽지 않을 것인가.  

온라인은 필요한 정보를 빨리 얻게 해주는 대신, '깊이 읽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종이책은 특유의 물성과 몰입감을 선사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점점 종이책을 읽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온라인에서 정보를 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종이책을 읽던 시절의 향수나 출판시장이 죽어가고 있다는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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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고민한다. 몇 권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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