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배운 수영] 01 처음 배우는 숨쉬기

김윤정
김윤정 · 프리랜서 북에디터
2024/04/17
수영을 배우기로 한 것은 재채기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앉아서 일했던 직업 때문에 상태가 안 좋은 허리가 재채기 한 번에 다시 탈이 났다. 치료를 받으러 간 한의원의 한의사 선생님이 여러 운동을 추천해주셨다. 집에서 기초 운동으로 플랭크를 먼저 해보라고 권하셨다. 플랭크를 해봤으나 10초도 버틸 수 없었다. 집에서 가까운 수영장, 여성전용반에 등록했다.

수영 수업에 등록한 첫날. 모든 게 어색하고 어정쩡했다. 회원증을 찍고 로커 번호가 찍힌 종이를 들고 여자 탈의실로 들어갔다. 두리번거리다 번호에 적힌 로커를 찾아 옷을 벗어서 넣었다. 샤워용품과 수영용품이 든 가방을 들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샤워실 앞 고리에는 색색의 수영 가방들이 제각각 걸려 있었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비누칠해서 샤워하고 머리를 샴푸로 감았다. 수영복을 입고 수모를 쓰고 수경을 착용했다. 샤워용품을 샤워실 앞 한쪽 고리에 잘 걸어놓고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수영하기 전 물속에 몸을 담그기 전에 하는 준비체조는 중요했다. 간단해 보이는 스트레칭 동작이지만, 수영 전에 반드시 해야 했다. 수업 중간에 갑자기 발에 쥐가 나거나 어깨를 잘못 돌려 아파서 괴로워하며 문제가 생기곤 했다. 수영 전 스트레칭은 필수였다. 

초급반 회원들은 대부분 검은색 수영복을 입고, 검은색 수모와 패킹 수경을 썼다. 상급반 회원이나 마스터즈반 회원들은 화려한 무늬나 원색의 수영복에, 특이한 마크가 새겨져 있는 색깔과 무늬의 수모와 노패킹 수경을 쓰고 오리발과 스노클을 챙겨 왔다. 가끔 전신수영복을 입는 회원들도 있다. 무지갯빛 스트랩이나 귀마개, 기록 측정이나 음악을 듣기 위해 스마트워치를 차고 방수 이어폰을 끼고 수영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초급반인 나의 수영복은 검은색이다. 인터넷으로 검은색 반신수영복(허벅지까지 내려옴)과 수모와 패킹 수경을 패키지로 구입했다. 검은색으로 입어야 좀 더 날씬해 보일 테니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나 스스로는 엄청 신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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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책을 만들고 더 오래 책을 읽었다. 좋아하는 일(책 만들기, 수영, 달리기, 커피 마시기 등)을 잠시 멈췄다. 읽고 보고 듣고 걷고 기록하기는 틈틈이 계속한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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