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한 동성애 성향 병사의 죽음

김터울
김터울 · 연구자, 활동가, 게이/퀴어.
2023/07/09
1990년대 이전 한국현대사 속 성소수자들은 스스로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은 특징이 있다. 물론 그 '스스로'의 기록에 경찰 단속이나 황색 언론에 의해 재미삼아 다뤄진 기사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것이 재미삼아 다뤄졌으므로, 그걸 다시 끄집어내 인용할 때는 그럴 만한 강력한 학술적 성격규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 것들을 제외하면, 스스로는커녕 과거 한국 사회의 제도적인 성소수자 억압과 관련된 형태의 자료조차 정말로 희소하다. 그렇기에 그 희소한 자료를 찾아낸 다음에는, 그것을 어떻게든 잘 의미화하고 당대 한국 사회에 잘 위치시키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했다.

그 희소한 자료들 중 몇몇이 내 논문에 인용되었다. 1964년 레즈비언 부부의 혼인신고서가 지방법원에 제출된 사실과, 이에 대하여 1966년 <사법행정>에 실린 법조인들의 '동성간 혼인 성립'에 대한 논평이 그중 하나고, 다른 하나는 1960년 10월 총기 자살한, '동성애 경향'을 보였던 한 해병대 병사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병리화의 내용을 담은 <해군군의단잡지>의 '증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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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조건을 묻다』(숨쉬는책공장,2015), 『세상과 은둔 사이』(오월의봄,2021), 『불처벌』(휴머니스트,2022,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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