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잘 생겨지고 있다.
2024/02/27
6시에 퇴근을 해서 집에 와보니 또 남편이 없다.
밤근무 기간이라 출근 전에 푹 자야 할텐데 또 나간 것이다. 정말로 어지간하다.
최근 남편은 무척 신이났다. 교대근무를 하게 되면서 피곤함과 스트레스 때문에 술과 잠에 의지하며 다소 무기력해 보이던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한가지는 하면서 살아야 하나보다.
약 두달 전쯤, 우연히 큰형님(남편의 큰누나)에게서, 노는 땅이 있으니 집가까운 너희들이 거기서 뭐라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집에서 차로 10분이 채 안되는 거리였고, 조용한 마을 입구에 자리한 작은 땅이었다.
자기만의 공간을 절실히 원하던 남편은 흔쾌히 수락을 했다. 호작질(손장난, 쓸데없는 장난 이라는 뜻의 경상도 방언)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남편은 아파트라는 공간을 싫어했다. 아니 답답해 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남자들의 유전자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공구를 펼쳐놓고 이것저것 하고, 뚝딱뚝딱 거리면서 집안에 고장난 것도 고치고 필요한 걸 직접 만들기도 해야 하는데 아파트는 그럴만한 공간이 없으니 남자들에게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마당이 없고 호작질을 할 자기만의 공간이 없으니 남자들이 집에서 티비나 보고 게임만 하면서 안타깝게 시간을 보낸다고 항상 이야기 했었다.(남편의 지극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런 남편에게 “노는 땅에서 뭐든 해보라”는 큰누나의 제안은 반가움 이상 이었을 것이다.
그날 이후 남편은 시간이 날때마다 그곳에 갔다. 쓰레기와 농업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