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마. 넌 뻐꾸기야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6/02
뻐꾸기가 운다.
뻐꾹 뻐꾹 하는 청아한 소리가 산 골골이 울려퍼진다. 이렇게 맑고 청아한  뻐꾸기 소리를  흔히 처량하다. 서글프다.  라고 표현하는 수가 많은데 그건 아마도 이 시기가 보릿고개와 맞물려  굶주린 채로 산으로 들어 와 칡뿌리를 캐며 저  뻐꾸기 소리를 들어서 그렇게 처량하게 들리지 않았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뻐꾸기가 울면 이제 봄이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 여름이 시작됨을 알리는 듯하다.

뻐꾸기는 크고 독특한 울음소리 뿐 아니라 탁란새라는 점이 유명세를 떨치게 된 이유일 것이다. 탁란새. 즉 알을 낳아 자기가 기르지 않고 다른 새 등지에서 키우도록 하는 새를 말하고 그 대표주자가 바로 뻐꾸기다.
탁란새들은 용의주도하게 자기 알이랑 크기와 색깔이 거의 비슷한 알을 낳는 새의 둥지를 찾아 그 새의 알을 한 개 먹어버리거나 제거하고 거기에다  재빨리 자기 알을 낳아놓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텃새는 열심히 알들을 품으며 마침내 알이 부화하고 새끼가 태어난다.
근데 이걸 어쩌나. 텃새 새끼보다 며칠 먼저 뻐꾸기 새끼가 부화하는 것을...
일찍 부화한 뻐꾸기새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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