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가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점심드셨나요 ·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씁니다
2021/10/08
글을 쓰기 위해 얼룩소에서 주어진 토픽을 읽는다.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미디어 플랫폼답게 다양한 토픽이 놓여있다. 
토픽을 읽는 것만으로 이 시대에 주로 논의 되어야할 사회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쉽게 스크롤을 내리며 읽다가 한 곳에서 쿵, 하고 마음이 멈춰졌다. 
[아이, 갖고 싶으신가요?] 라는 질문이자,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주제였다. 
내가 멈춘 이유는 크게 두가지였다. 
내가 근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주제와 닿아있었고, 
이 질문이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질문을 통해 가족을 꾸리기 위해 준비중인 청년 세대들의 
다양한 의견과 고민들이 듣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왜 그러한 고민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상황에 대해 나누고 싶었을 것이다.
출산률이 기형적으로 바닥을 치는 이 나라에서 
굉장히 중요한 논의점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나는 논조를 조금 비틀어 역으로 묻고 싶어졌다. 
아이란 '갖는' 대상인가요?

나는 현재 아이를 낳지 않은 미혼의 청년이다. 

우선 이 토픽의 기본 취지에 답을 하자면,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이를 낳고 싶냐고 물으면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어렵지 않을까." 하고 씁쓸하게 말을 이어 붙였다. 
아이를 싫어해서? 아니다. 
아이 낳는게 두려워서? 아니다. 
돈이 없다. 아이를 기를 돈이, 집이, 여유가 없다. 
저축만 하면 돈이 녹는 이 나라의 월급쟁이로 나 하나 벌어 먹여 살리기도 벅차다. 
아이를 낳을 여유? 당연히 없다.
어렵고 불안정한 상황을 내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단 1도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이 낳기를 '포기'했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에 '아이를 포기하지 말아보자.'라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마음을 고친 이유는 하나다.  
현실적으로 달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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