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할아버지

포겟미낫
포겟미낫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브런치 작가
2022/05/12
역으로 진입하려는 계단 위에 매일같이 할아버지 한 분이
빈 음료수 박스를 앞에 놓고 앉아서 구걸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면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는 장면이고 그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데도 매일같이 앉아 있는 모습...
그 할아버지도 어느 때엔 즐거운 날도 있었을 테고 사랑 받았던 시간이 있었을텐데
지금은 황혼의 연세에  저렇게 고개 숙이며 앉아있다.

아마도 마음 속으로 몇 번을 돈을 저 음료수 박스에 넣었는지도 모른다.
내게 있어서 만원은 작은 돈이지만 저 할아버지에겐 너무나 큰 돈일 것 같고
오늘 하루 음식을 해결할 수 있는 귀한 돈일텐데
난 자신이 없어 그 앞을 지나가면서도 마음 속으로 '죄송합니다'만 반복하고 또 하루를 보낸다.
내가 왜 죄송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나도 잘 모르겠지만
내 눈에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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