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을 설거지하다

남함페
남함페 인증된 계정 · 페미니즘, 성평등, 남성성
2023/03/20
벌거 벗은 남자들 :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
2화 <설거지론을 설거지하다> by 연웅


• 이 프로젝트는 기존 남성 섹슈얼리티의 재탕이 아니라,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다.
• 편견과 왜곡, 위계와 대상화로 가득한 남성 섹슈얼리티의 실체를 고발하고 비판해야 한다.
• 그 자리를 더 나은 질문과 고민을 통과한 남성 섹슈얼리티의 탐구로 채워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남성의 내부고발, 실제적인 경험,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 이 글에는 인터넷 용어 또는 혐오 표현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차별과 혐오의 재생산이 아닌 비판에 그 목적이 있으며, 가급적 사용을 지양하려 노력하였음을 미리 밝힙니다.

──────────────────────────────────────────

   그는 모니터 화면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 화면으로 보이는 한 커뮤니티 게시판, '퐁퐁남'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게시판에는 소위 '퐁퐁남'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두고 키득 거리며 조롱하고 떠드는 소리가 가득하다. 이내 그가 컴퓨터의 전원을 끄고 모니터에서 고개를 돌렸을 때, 세상은 고요하고 그는 생각에 잠긴다.

‘가만, 이거 내 얘기인가?’
@Pixabay
   ‘설거지론’ 그리고 ‘퐁퐁남', 21년도를 기점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떠돌던 야담(野談)이다. 나는 오늘 이 야담의 실체를 드러내고, 키득거리는 농담 뒤에 암약한 여성 혐오폭력적인 대상화를 고발하려 한다.

‘설거지론'의 세계관은 다음과 같다.

  1. 사회 초년생 시기, 소위 20대 때 ‘연애’ 한 번 못 하고 공부만 하던 ‘순수한' 남자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게 된다.
  2. 본인이 가진 ‘능력’을 동원해 한 여자와 결혼하게 되고,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된다.
  3. 하지만, 그 여자는 이미 여러 연애 경험을 가진 ‘순결’하지 않은 여자였고, 이제는 남자가 벌어오는 돈으로 ‘편하게' 지내게 된다.
  4. 남자는 여자가 주는 ‘용돈'만 받고 경제권을 ...
남함페
남함페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남성'과 '남성성’이라는 의제 중심 페미니즘 활동 단체입니다.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구성원이 남성연대에 균열을 내고 함께 페미니즘을 공부 실천하고자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31
팔로워 181
팔로잉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