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놓고 말해보자면] 우리에게는 "비용축소"의 정치가 필요하다 : 출산율 문제와 관련된 상념
2023/03/11
1. 저출산의 원인은 유교문화?
요즘에는 어디를 가든지 저출산 문제로 난리이다. 정부가 불을 지펴서 그렇겠지만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유달리 빠르게 진행되었다는 점뿐만 아니라 인류사에서 처음으로 0명대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독특하기는 하다.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으니 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들도 나름 절실하다. '유교문화'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기사로 인해 한동안 조금 시끄러웠지만 학술적 분석으로는 거의 의미없는 주장이다. 일본까지 유교문화권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유교는 전근대 일본 사회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건 마루야마 마사오에 대한 비판이 이뤄진 이래 거의 통설적인 이해에 가깝다. 유교문화를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는 건 한마디로 인상비평에 가깝다. 유교는 죄가 없다. 전문적인 연구자들조차도 전근대 유교가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명하는데 있어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쉽게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유교국가를 자임한 조선왕조조차도 '유교화'의 정도에 있어 학자들 내부에서도 논쟁이 많다. 마르티나 도이힐러 등의 고전적 연구를 그대로 수용하더라도 본격적으로 '유교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17세기 이후의 상황인데 이것 자체가 14세기 후반에 건국된 조선왕조가 3세기에 걸쳐 유교화를 시도하였음에도 쉽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교의 영향력을 개인의 레벨에서 측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사회학, 경제학 등의 사회과학 계열에서 나오는 무수히 많은 논쟁들에 대해서도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 이철희 교수를 중심으로 하여 역사인구학의 차원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두고 이미 몇차례 논쟁이 있었다. 유배우 출산율, 합계출산율 등등의 많은 논점들이 제기되었...
뭐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지경인거죠…… @혁명읽는사람
@홈은 "아이는 인생의 마이너스"라는 말이 참 아프게 다가옵니다. 여성 인권의 문제도 분명 출산율 문제와 깊게 연관되어 있다고 봅니다. 경력단절된 여성만이 아니라 20대 여성들의 노동도 많은 고충으로 채워져 있고 데이트 폭력 등의 여러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하겠지요. 쉽지 않은 문제인 듯합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이 잃어났을 때 딸을 키우는 엄마들은 굉장한 충격을 받았죠. 그때 임신 중이었다면 중절을 고려했을지도 모르겠어요.
https://alook.so/posts/70tmnrk
정치 무관심자들 꽤 있죠
@훈 재밌는 책이죠. 좋은 독서 하시길 바랍니다 :)
이건 관련 없는 tmi이긴 한데 최장집 얘기나오니까 어떤 민주주의인가 읽고 있습니다. 다 읽으면 독후감 얼룩소에 올릴 예정입니다.
@훈 최장집 교수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서 그러한 원인을 냉전반공주의로 이념체계가 협소화되고 서민들의 이해관계가 정치의 영역에서 대표되지 못하는 바람에 엘리트 등의 지배계급의 피지배계급에 대한 편견이 걸러질 여지가 없었다는 점을 꼽는데 다소 과하지 않은가 싶으면서도 일견 동의가 되는 지점이 많습니다. 다시 말해서 정치의 영역에서 누가 대표될 것인가의 문제에 있어 이념적 차이가 협소한 엘리트들 간의 대립구도가 오래 지속된 결과 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사유가 발생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유독 한국은 독자적 이기주의적 사고가 팽배한거 같습니다.
개인의 삶은 개인이 알아서 하고 노력을 안한 탓이다. 그게 자연적인 이치다. 이런 논리 말입니다.
자연의 단점을 보완하는게 문명의 근본적인 존재이유라는것은 자명한 사실인데 얘기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부를 소유한 사람들이 자신은 노력했기 때문에 성공한것이고,가난한자들은 노력하지 않았다... 과연 정말 그럴까요? 극명한 계급주의로 상층이 하층을 조롱하는 세태가 심한거 같습니다.
이런사고 때문에 개인적 삶의질 향상을 위한 복지확대라는 자명한 결론이 소외되고 있는거 같습니다. 공공의 후생을 얘기하는 사고 일체를 사회주의다 빨갱이다라고 몰아넣는 사고가 복지확대 공공후생의 증가를 억제하는 요인인거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사회의 발전을 위한 일관적인 방향설정이 안됨은 물론이고 그 근본이 되는 논의 자체를 악으로 모는 경향이 있는거 같습니다.
사필귀정이다.희망을 잃지마라 많은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현실정치,사회의 단면을 바라볼때 회의와 우울에 빠져들기만 합니다.
@leeverpool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가장 근본적으로는 무엇을 추구해야 좋을지 방향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1991년 이후 전세계 모든 좌파들이 궁극적인 지향점으로서의 사회주의라는 목적을 상실한 뒤에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실천적으로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광범위한 합의 창출의 실패, 낮은 노조조직률 등의 주체형성 및 조건미비로 인해 딱히 일관되게 추진하는 집단보다는 그때그때의 소용돌이의 정치에 휩쓸리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고 봅니다. 그렇게 점차 내용을 잃어가고 끝내 이번 정부가 보여주듯이 "저쪽편만 아니면 되는 정치"랄까요, 그런 게 정착된 듯합니다. 내용이 사라지고 형식으로 후퇴한 것인데 이러한 형식 그 자체가 내용이 되어버리면 이제 끝내는 정치 자체를 거부하는 입장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한국 정치 혹은 좌파의 담론이 비용축소 등 개인의 궁극적인 자유를 위한것보다는 여타 다른 것들에 휩쓸려버리는 이유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leeverpool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가장 근본적으로는 무엇을 추구해야 좋을지 방향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1991년 이후 전세계 모든 좌파들이 궁극적인 지향점으로서의 사회주의라는 목적을 상실한 뒤에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실천적으로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광범위한 합의 창출의 실패, 낮은 노조조직률 등의 주체형성 및 조건미비로 인해 딱히 일관되게 추진하는 집단보다는 그때그때의 소용돌이의 정치에 휩쓸리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고 봅니다. 그렇게 점차 내용을 잃어가고 끝내 이번 정부가 보여주듯이 "저쪽편만 아니면 되는 정치"랄까요, 그런 게 정착된 듯합니다. 내용이 사라지고 형식으로 후퇴한 것인데 이러한 형식 그 자체가 내용이 되어버리면 이제 끝내는 정치 자체를 거부하는 입장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홈은 "아이는 인생의 마이너스"라는 말이 참 아프게 다가옵니다. 여성 인권의 문제도 분명 출산율 문제와 깊게 연관되어 있다고 봅니다. 경력단절된 여성만이 아니라 20대 여성들의 노동도 많은 고충으로 채워져 있고 데이트 폭력 등의 여러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하겠지요. 쉽지 않은 문제인 듯합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이 잃어났을 때 딸을 키우는 엄마들은 굉장한 충격을 받았죠. 그때 임신 중이었다면 중절을 고려했을지도 모르겠어요.
https://alook.so/posts/70tmnrk
정치 무관심자들 꽤 있죠
그런 사유가 발생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유독 한국은 독자적 이기주의적 사고가 팽배한거 같습니다.
개인의 삶은 개인이 알아서 하고 노력을 안한 탓이다. 그게 자연적인 이치다. 이런 논리 말입니다.
자연의 단점을 보완하는게 문명의 근본적인 존재이유라는것은 자명한 사실인데 얘기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부를 소유한 사람들이 자신은 노력했기 때문에 성공한것이고,가난한자들은 노력하지 않았다... 과연 정말 그럴까요? 극명한 계급주의로 상층이 하층을 조롱하는 세태가 심한거 같습니다.
이런사고 때문에 개인적 삶의질 향상을 위한 복지확대라는 자명한 결론이 소외되고 있는거 같습니다. 공공의 후생을 얘기하는 사고 일체를 사회주의다 빨갱이다라고 몰아넣는 사고가 복지확대 공공후생의 증가를 억제하는 요인인거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사회의 발전을 위한 일관적인 방향설정이 안됨은 물론이고 그 근본이 되는 논의 자체를 악으로 모는 경향이 있는거 같습니다.
사필귀정이다.희망을 잃지마라 많은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현실정치,사회의 단면을 바라볼때 회의와 우울에 빠져들기만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한국 정치 혹은 좌파의 담론이 비용축소 등 개인의 궁극적인 자유를 위한것보다는 여타 다른 것들에 휩쓸려버리는 이유에는 무엇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