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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onacool 인증된 계정 · 도쿄 일인 생활자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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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쓰고 싶었던 티셔츠에 대한 글을 쓰다가 ‘셔츠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라고 쓰다가, 옷장을 열어 셔츠가 몇 장인지 헤아려 보았습니다. 15장이네요. 확실히 이 숫자를 놓고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라는 말로 누군가를 설득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는 말은 거짓말은 아닙니다. 다만 셔츠보다는 티셔츠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셔츠의 숫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서 그런 말을 했다고 변명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글을 쓰고 보니 전부 다 지우고 ‘셔츠를 좋아하는 편입니다’라고 써야 할 것 같군요. 
티셔츠만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네, 확실히 셔츠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특히 아무런 군더더기가 없는 기본 디자인의 화이트 셔츠.

어렸을 때부터 저에게 흰색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힘든 색이었습니다. 
흰색 양말은 때가 잘 빠지지 않았고, 흰색 티셔츠는 늘 조심해도 떡볶이 먹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빨래를 내 손으로 하기 전에는 어머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흰색 옷을 피했고, 처음 혼자 살기 시작했을 때는 관리가 귀찮다는 이유로 흰색 옷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 옷장에 가장 많은 색이 흰색입니다. 올바른 세탁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점도 있지만, 예전과 생활 자체가 달라진 이유로 흰색 옷이 맞춰 입기에 가장 편하고 가장 필요한 옷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 화이트 셔츠는 조금 각별한 의미로 선호하는 편입니다. 

화이트 셔츠는, 저에게는 ‘어른의 옷’입니다. 
어렸을 때나 젊었을 때는 뭘 입어도 보기 좋다거나 때와 장소에 조금 어긋난 옷을 입어도 용서가 되기도 합니다. 어른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앉아 있어도 ‘어리니까’로 용서받거나 ‘옷이 그게 뭐냐’라는 가벼운 핀잔으로 끝나는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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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직장을 다니며 책 <재생의부엌>, <도쿄일인생활 맥주와나>,<도쿄일인생활 부엌과나>를 썼습니다 일인 생활자의 요리와 부엌, 심심한 일상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 감상을 글과 사진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퀴어인 레즈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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