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의 색깔
2024/04/08
수많은 중간 기착지마다 기차가 정차하는 시간에 잠시 내려 한눈을 파는 사이에 기차의 시간이 늦추어졌거나 심지어는 국수 한 그릇 먹는 사이에 출발해버려 다른 기차를 타야만 했다. 현재의 자리와 풍경은 생의 기차에 처음에 오르면서 오고자 했던 자리도 아니고 풍경도 아닐 것이다.
잘못 탄 기차는, 권태에서 벗어난 이야기일 수도 있다. 매일 아침 타야 하는 기차, 매일 저녁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는 권태의 다른 이름으로 어울릴 것 같다. 매일 탔던 궤적의 기차를 타지 않고 다른 기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