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정확한 이름,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김민준
김민준 · 글 쓰고 읽고 생각하는 20대
2022/05/17
* 주의 : 영화 <서프러제트>(2016)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경고, 극 중 사건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김혜리 씨네21 기자)
여성들이 참정권 투쟁을 다룬 영화 <서프러제트> (UPI 코리아)

 <서프러제트>(2016)는 영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여성 참정권 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정치적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던 여성들이 투표권을 얻기 위해 얼마나 지난한 투쟁을 했는지 보여준다. 그러니까, 이것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바 있던 여성운동의 한 장면이다.

<서프러제트>의 주인공인 모드는 아무것도 모르고 투표권을 주장하기 위한 증언대에 서게 된다. 대신 읽기로 되어 있던 글을 읽지 않고 자기의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독박육아를 하고 있고... 등등. 세탁공장 여성 노동자로서의 자기서사를 준비하지도 않았는데 술술 꺼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여성들의 현실에 무지했던 기득권 남성을 술렁이게 했다.

그러나 이것은 누군가에게는 교과서 속 과거인 반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생한 현실이다. 당시 김혜리 씨네21 기자의 표현을 빌리면, "극 중 사건이 보이는 것이 가까이 있"는 것이다. 단지 상점과 관료의 저택을 파괴하는 물리적 폭력이 없을 뿐이지, 여성들은 계속 투쟁하고 있다. 6년 전 오늘, 한 여성을 대상으로 자행되었던 살인사건이 강남역에서 있었다. 그 날 이후로 한국사회는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더 이상 여성들이 죽지 않은 사회가 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여성들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본격적으로 떠들고 말하고 행동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이것을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범죄'일 뿐이라면서 여성이 피해자인게 뭐가 문제냐고 묻는다. 하지만 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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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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