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피대첩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3/04/06
바다에서 나고 자라서인지, 원래 식성이 그런 건지, 엄마를 닮아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해조류를 좋아하고 잘 먹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미역, 다시마, 톳, 꼬시래기 이런 종류는 없어서 못 먹는다고 할 정도다.

   한동안 해조류를 못 먹었는데 최근 건강식단을 하고 있기도 하고 해서 두 달 전 마음먹고 염장된 곰피미역을 1kg 정도 구입했다. 염장이 되어 있어 30분이 넘게 물에 담가 소금기를 씻어낸 후 몇 번이나 다시 찬물에 씻어내서 짠맛이 사라질 즈음 적당한 크기로 잘라 그냥 먹기도 하고 쌈처럼 고기를 싸서 먹기도 했다.

   두어 달이 지나는 동안 많아 보이던 곰피미역을 다 먹었기에 새로 주문하려고 신선식품을 주로 사는 어플에 들어갔더니, 마침 염장하지 않은 제철의 생 곰피미역을 저렴하게 팔고 있었다. 충분한 양을 사두고 야금야금 먹기 위해서 이번에는 통 크게 2kg을 주문했다.

   언제쯤 도착할까 생각했는데 드디어 오늘 택배가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스티로폼 상자를 뜯고 뚜껑을 열어보았는데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몹시 커다랗기도 하고 갈색의 나무처럼 생긴 데다가 뻣뻣하기까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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