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우울에 압도당하다
2023/12/11
치매에 대장암 십여 년간의 아버지 병치례와 장례, 동시에 진행되었던 누나의 교통사고와 장애판정..
어머니의 우울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 모든 일들이 결론이 났고, 끝났구나 싶은 3~4년이 지난 지금.
모진 시간들을 정면으로 받아낸 어머니는 우울하다.
보살펴야 할 가정이 있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고생들에서 틈틈이 배제되어 오곤 했던 아들-
밝고 순수한 아내를 만나 그보다 더 밝고 긍정적인 자녀들을 낳고 살아온 나의 세월.
어머니의 지난 세월과 지나온 나의 세월은 어울리지 않아.
비슷한 듯 다른.. 두 세월은 좀처럼 섞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양쪽을 오가며 어머니께 죄송하고, 스스로에게 답답하면서도
나는 전진했다. 내 가정을 알뜰히 챙기고자 노력했고, 전문성과 커리어에 있어 최고의 경험에 도전해 왔으며, 신앙은 내 삶의 모든 것이 되어왔다.
현재-
어머니의 우울은 업그레이드되고 진화했다.
어머니와 마주 앉아 있으면
우울함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나는 정면에서 어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