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6
역시 일본 여행에서 온천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내가 탄 기차는 유다온천 역에서 멈췄다. 어디서나 볼 법한 동네 작은 역사. 기관사가 직접 승객들이 모두 잘 내리고 또 탑승했는지 확인하는 모습이 정겨웠다.
숙소를 굳이 이곳에 잡은 이유는 당연히 온천 때문이다. 물론 널리 이름이 알려진 곳은 아니다. 하코네나 유휴인과 같은 유명 온천 관광지들은 이제 길거리에서 한국어를 더 많이 들린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유다 온천은 아직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아 그 나름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와본 사람들의 후기에 따르면 “숨겨진 보석 같은 마을”이라 하니 기대 만발이었다. 비록 예상대로 교통이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그 정도는 이미 각오했었다.
흰색 여우 캐릭터를 동네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옛날에 여우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연못에 발을 담그는 것을 어느 스님이 우연히 보았다. 그곳을 파보니 온천물이 나왔다는 전설이 남아있다. 그렇게 유다온천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탄생했다.
역에서 숙소까지는 거리가 있었다. 택시를 타기에는 아까워 걸어가기로 용기를 내었다. 여름을 얕보았는지 햇살이 내리쬐는 거리를 걷고 있으니 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끌고 온 캐리어 바퀴가 울퉁불퉁한 동네 길가에서는 덜컹거리기 일쑤다. 다행히 이곳은 일본 소도시만이 갖는 나름의 운치가 있어 구경하는 맛이 났다. 이곳 유다온천이 있는 야마구치 시(市)는 현 청사 소재지임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20만이 채 되지 않았다.
동네 구경은 해가 지고 선선해지자 다시 할 수 있었다. 슬리퍼를 신고 어기적어기적 산책하고 있으니 제법 휴양지 느낌이 났다.
시가지 가운데 ‘키츠네노아시아토(狐の足あと)’라는 족욕 카페를 찾았다. 그 이름은 여우의 발자국이라는 뜻이다. 온천수에 발을 담그며 커피 한잔을 음미할 수 있어 인기 있다. 일본의 커피는 우리와 취향이 다른지 한국의 아메리카노를 생각하고 아이스 커피를 주문하면 실망하기 일쑤다. 그래도 다행히 이 카페는 원두 향이 나쁘지 않...
배웠던 공부들이 어느새 거짓말처럼 향 연기마냥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이가 들어도, 그 시절 고민했던 내가 남아있게 글을 남깁니다.
@ryang9771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일본소도시 여행을 함께 하는 것 같다. 좋아요
일본소도시 여행을 함께 하는 것 같다.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