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 김구』 논란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

박용준 · 역사교사
2024/09/01
ⓒ미래사
2024년 광복절 당일, 《테러리스트 김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이미 출간 이전부터 김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는 점, 저자인 정안기 낙성대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의 뉴라이트 성향, 같은 성향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과 맞물려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온라인 서점에는 해당 책에 무수한 리뷰가 달려 있는데, 평점이 지나치게 낮은 가운데 화제의 베스트셀러라는 기이한 현상은 이 책이 역시 '문제작'임을 잘 보여 준다.

그동안 김구는 독립운동가ㆍ민족운동가로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해 왔다. 《백범일지》는 《난중일기》와 함께 국민의 필독서로 손꼽히는가 하면, '나의 소원'이나 '삼천만 동포에게 읍고함' 등은 교과서를 비롯해 널리 인용된다. 김구를 암살한 안두희를 살해하는 데 사용된 일명 ‘정의봉’은 사적 제재의 대명사가 되었고, 화폐 개혁 논의가 나올 때마다 ‘십만원권’ 등 최고액권 초상화에는 김구가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당장 가깝게는 어느 국회의원 후보가 김구의 후손임을 내세워 당선되기도 했는데, 김구가 지닌 사회적 명망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 준다.

일단 저자는 그런 김구가 지나치게 우상화되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물론, 역사적 인물에 대한 지나친 우상화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가 부적절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저마다 우러르는 특정 인물을 위해 수많은 기념관과 동상을 세웠다. 그렇지만 전북 고창의 미당 서정주 기념관 등 극소수의 사례를 제외한다면 해당 인물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다루고자 하는 자세는 비교적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역사적 인물의 과오를 애써 외면한다면 이는 큰 사회적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당장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지에 세워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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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역사수업』 집필(에듀니티, 2024) 『한국전쟁에서 싸운 일본인』 번역(소명출판,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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