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0
<더 글로리>, 우리가 문동은의 복수를 보며 놓친 것...
먼저 고백하건대,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 조회수를 올려보고자 하는 모태관종의 얄팍한 사심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필터버블'에 갇혀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최근 많은 매체와 대화에 등장하는 가장 뜨거운 주제는 바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인 것 같다. 모두가 각자의 생각을 담아 <더 글로리>에 대한 평을 쏟아낸다. "역시 김은숙이다", "속이 다 후련하다"는 찬사로 시작해 등장인물에 대한 꼼꼼한 분석까지... 모두가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할 때, 난 오히려 말을 아끼는 편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나만의 생각을 숙성시킨다.
역설적으로 앞의 고백과는 달리 내가 <더 글로리>에 관해 굳이 글을 쓰고 싶지 않았던 이유 또한, 인기에 영합하고 싶지 않은 모태관종의 얄팍한 자존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글로리>에 관한 수많은 찬사가 난무하는 가운데, 우리가 문동은의 복수에 속 시원해하고 있는 사이 놓치고 있었던 사소한 문제의식 하나를 끄ㅈ, 아니 꼬집어 내 보고자 한다. 내 생각이 제대로 숙성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1. 해피엔딩이냐, 새드엔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현실에 기반했으되, 현실 같지 않은 드라마의 끝은 딱 두 가지다. 해피엔딩이냐, 새드엔딩이냐... 이름 자체가 세계적인 바람둥이인 '섹스피어'의 4대 비극은 <햄릿>, <맥베스>, <오셀로>, <리어왕>으로 알려져 있다. 난 어렸을 때부터 궁금했다. 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안에 주인공을 모두 죽여버리고 끝낸 <로미오와 줄리엣>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일까? 그렇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은 해피엔딩이란 말인가?
김은숙 작가의 인기 비결은 현실과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판타지 사이를 기가 막히게 스토리로 연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새드엔딩이 뻔한 현실 속에서 판타지한 해피엔딩을 끌어내는 능력이 그 누구보다 탁월하다. <더 글로리> 또한 '학폭'이라는...
낭만백수를 꿈꾸는 프리랜서 콘텐츠, 정책 기획자,
사회 현상의 본질을 넘어 그 이면에 주목하고 싶은 兩是論者.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저자.
ZDNET 코리아에 칼럼 "IT는 포스트노멀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까" 연재.
공주대학교 평생교육 박사과정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