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되는 시간이란 없다

김형찬
2023/05/17
가끔 아무 생각 없이 피식피식 웃으며 텔레비전을 볼 때가 있다. ‘치유계 만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 프로그램들은 “인생 너무 심각하게 살지마~ 밥은 먹었니?, ‘이리와~ 밥이나 한 끼 같이 먹자.”라고 말을 거는 것 같다. 산골에서 바다에서 그리고 낯선 외국의 이름을 알 수 없는 곳에서 벌어지는 단순한 일상을 보고 있으면 마음의 끈이 살짝 느슨해진다. 아! 물론 이 모든 것은 작가와 피디의 치밀한 계획으로 만들어진 것임은 안다. 뭐~ 그럼 어떤가, 물건이 무엇인가 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쓰는가가 아니겠는가. 
   
생각의 무장을 풀고 보다 보면 어릴 적 시골집 생각도 나고, 따뜻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실없이 웃다가 아내에게 한 소리 듣기도 한다. 다 보고 나면 괜히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보기도 하고, 고향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특별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큰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뿐이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가슴 한 켠이 뭉클해 진다. 바보상자를 들여다 보다 잠깐 바보증후군에 걸린 것인데, 뭐 이게 그리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이 병은 심장에 온기가 돌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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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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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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