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에 걸린 해는 맑고 깊은 물속이어라
2022/02/25
낮에는 단 몇 초도 해를 마주 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산 능선을 타고 오르는 아침 해는 제법 오랫동안 눈맞춤 할수 있다. 가만히 지켜보면 깊이를 알 수 없는 그 무엇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무색의 텅 빔 속에 빠져들다 보면 의식(본성, 본래 나) 또한 맑고 순수해진다.
공기는 시리지만 볕은 따뜻하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오늘 드디어 동장군이 물러날 모양이다. 며칠 째 밀리던 춘장군의 진격이 시작되었다. 그 기세로 보아 동장군은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춘장군의 후방을 맡고 있는 제비 부대와 휘파람새 부대의 함성 소리가 점점 커지고 가마우지 부대는 동장군의 철수 명령에 따라 북으로 북으로 이동하고 있다.
매 순간이 생의 마지막인 양 살고자 하지만 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