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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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위해 기도를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3/02/07
  내게 다시 걸어갈 힘을 주었던, 해맑은 아이들이 살고 있는 곳에 큰 지진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망자만 수천 명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이야기도. 얼룩소에서 알게 된 한 분도 튀르키예에 계신다. 요즘은 보이지 않지만, 늘 들르면 내 이름을 찾아주시던 감사한 분이다. 아수라장이 된 그곳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속이 탄다. 그곳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여행지였는지, 얼마나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그곳에 살고 있는지라도 꺼내보이고 싶어 이 글을 쓴다.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는 게 너무 무기력하다. 너무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만을 바라고 또 바라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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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르단에서 만난 여행객들은 보통 세 가지 갈림길 중 하나를 택했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이스라엘로 가거나, 가깝고도 비슷한 나라 시리아로 올라가거나, 아카바라는 항구 도시에서 배를 타고 이집트로 가거나. 시리아는 여행을 다니던 십수 년 전 내게는 무척 낯선 나라였는데, 의외로 많은 여행객들이 시리아를 다음 목적지로 결정했다. 나는 원래는 이스라엘을 가려 했지만, 아랍 국가를 거쳐서 가면 여권에 찍힌 나라들을 대체 왜 방문했느냐고 묻는 인터뷰만 몇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말에 정나미가 떨어져버려, 결국 이집트로 발길을 옮겼다.

  이집트라니. 요르단과 같은 아랍 국가이긴 하나 그래도 북아프리카에 속한 나라였다. 국경을 내 발로 넘어가는 것도 설레는데 대륙을 건넌다니 더 마음이 들떴다. 배를 타고 버스를 타고 얼마나 지났을까. 수도 카이로에 발을 디뎠다. 인도에서 너도나도 한 푼만 달라는 듯 구걸을 하는 통에 여러모로 지친 여행길이었다. 인도에서 곧장 아랍 에미리트로 건너가면 좀 숨통이 트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너무 극심한 빈부 격차를 느끼면서 정신적으로 피로가 더해갔다. 

  모순된 건 사회만이 아니었다. 간만에 마주한 도시에서 신이 난 나는 두바이의 한 쇼핑몰에서 수만 원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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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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