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몸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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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몸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좋은 몸일까? '나'가 있는 몸이다.

김종갑 · 문필가, 몸문화연구소 소장
2023/02/15
   
최근에 MBC가 방영한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 100'이 화제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떠들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극한의 생존 경쟁을 통해서 가장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갖춘 몸을 찾아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격투기, 복싱, 레슬링, 씨름, 복싱과 같이 격한 운동은 물론이고 체조나 댄싱, 스켈레톤과 같은 종목 에서 이미 최고의 능력이 검증된 선수들이다. 대체 우리 몸은 어느 정도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일까? 고대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인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최고의 신체 능력이란 무엇일까? 최고의 신체 능력이라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최상급의 거품을 거둬내고 말해서 좋은 몸이란 무엇일까? 

우선 몸이 무엇일까? 몸이 ‘피지컬’은 아니다. 프로그램 소개글에 따르면 자신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누구도 자신이 피지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신체’라고 말하기도 꺼릴 것이다. 몸이 신체나 육체로 수렴되지는 않는다. “나는 몸이다”라고 자신하는 사람도 ‘나는 신체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생각해보라. 신체검사와 몸 검사 사이에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육체미의 육체도 몸은 아니다. 

그럼에도 피지컬이라는 용어가 딱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TV의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 클로즈업되는 참가자의 근육질 몸을 보면 나도 모르게 ‘피지컬이 좋다’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온다. 그렇게 울퉁불퉁 강인한 근육질 몸과 근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런 몸을 만들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 오랜 기간 그것도 죽어라 노력해야 한다. ‘복근 생겨라’라고 주문을 외거나 기도한다고해서 복근이 생기지는 않는다. 이를 악물고 운동해야 한다. 이 점에서 피지컬은 단순하고 정직하다. 거짓도 허풍도 변명도 없다. 담금질하고 망치질하면 할수록 단단해지는 쇠처럼 물리적이기 때문이다. 나무의 괭이처럼 기형인 발레리나 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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