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의 고고인류학 331편 - 대한민국의 대학박물관 폐관에 대한 비판

알렉세이 정
알렉세이 정 ·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연구교수
2024/06/23
‘울산 1호 박물관’인 울산대학교 박물관이 폐관된지 5년이나 됐다. 울산대학교 박물관은 울산지역 문화재관련 연구기관으로 1995년 12월 개관했고 울산에 있는 9개 등록박물관 중 제1호라고 했다.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 박물관인데 폐관해버렸다.
사진 : 울산대학교 메인캠퍼스 전경, 출처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9A%B8%EC%82%B0%EB%8C%80%ED%95%99%EA%B5%90?rev=579

대학박물관은 해당 대학에서 연구해 온 그 학교의 학업을 상징하는 곳이다. 대학박물관을 폐관한다는 것은 그간 연구해 놓은 수많은 결과물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전 세계에서 대학 박물관은 목숨 걸고 지키는 판인데 폐관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학자들의 양심과 노고가 살아있는 곳인데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게다가 박물관이 보관관리 해 온 5,300여 점 유물 중 3,000여 점이 경주박물관과 부산박물관 등으로 이관되었고, 남은 2,300여점 유물 역시 국립김해박물관 등으로 이관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수장고 속에는 76점의 기증 고문서와 1980∼1990년대 반구대암각화 탁본자료, 기모노 등 일본민속유물 등도 보관되어 있었는데 죄다 어디론가 이관되었다.

유물이라는 것은 굉장히 섬세한 물품이다. 공기와의 접촉으로 인해 우선 발굴되자마자 1차적인 파손이 진행되는 것이 유물이다. 특히 청동의 경우, 땅속 내부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의 영향을 받아 원형 그대로 있다가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 급격한 노화가 진행되어 삭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박물관에 유리관이 설치되고 그 안에 유물이 보관되는 이유가 공기 접촉을 차단하고 유리관 안에 실내 온도를 땅 속 온도와 같은 온도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관을 하게 되면 공기에 노출되면 안 되는 물품이 다시 노출되어 2차 파손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문화재 보존을 천박하게 하는 자들이라 그 문화재들이 보존성에 문제가 없는지 모르겠다. 애들 등록금 비싸게 쳐받으며 건물이나 늘릴 생각하지 말고 애초부터 박물관에 지원했음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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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의 역사학자 고고학자, 인류학자. 역사, 고고, 인류학적으로 다양하게 조사, 연구하기 위해서 역사, 문화적 체험을 중시하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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