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각자도생에서 사회연대로
2023/08/19
지금까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물어보면 대답할 자신이 없다. 모든 시간을 알뜰하게 쓰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에도 공부한 시간보다 자는 시간, 친구와 통화하며 위로받는 시간이 더 많았다. 나도 게으른 내 자신이 너무 미웠다. 자살에 실패하고 나서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따라다닐 만큼, 자신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해서 괴로웠다.

자책은 도움되지 않았다. 대신 내가 삶에 의욕을 갖게 된 시기는 불안장애 약을 반 년 이상 먹고, 집안 경제가 안정되고, 수 년 동안 여러 책을 읽으며 혼자 연습한 인지행동치료 기법에 익숙해진 다음이었다. 상황이 변해서 나도 변했다면, 과거에 마음 속으로 괴로워하며 드러누운 것도 순전히 내가 게으른 탓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대체로 사람은 가난이나 고도비만 탓에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 당사자를 탓하는 경향이 있다. 과학적으로 관찰해 보면 상황의 힘 탓에 사람마다 다르게 행동하고 생각한다는 점이 선명히 보이지만, 나도 모르게 구체적인 원인에 눈이 가는 셈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런 식으로 문제가 생기면 상황이 아니라 개인부터 탓하는 버릇을 '귀인 오류'라고 부른다. 

우리 주변에는 귀인 오류에 빠진 사람이 많다. 특히 자기 힘으로 고난을 극복했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귀인 오류에 잘 빠진다. 그런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뻔하다. '나는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는데 너는 왜 못 하냐.' 타인의 처지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으니, 자연히 타인의 노력이나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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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자기계발론과 자유방임주의에 맞섭니다. 법치국가와 사회연대를 결합하려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더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 당선 얼룩소 에어북 공모 1회차 선정 '함께 자유로운 나라' 출간 얼룩소 에어북 공모 6회차 선정 '좌업좌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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