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5
앞의 글에서 나는 일반 시민은 공적 이슈에 대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제대로 판단할 만한 지식과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전문가 역시 자신의 전문 영역 바깥에서는 그러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주장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은 보통 개연성에 대한 직관적 평가의 수준을 넘기 힘들다.
세상의 모든 문제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100%의 진리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는 거의 참이라고 믿어도 될 정도의 명제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공적인 이슈에 대해 나름의 근거를 갖춘 주장들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라면, 어느 한쪽의 주장을 긍정하고 다른 쪽을 부정하는 일은 일종의 도박일 수밖에 없다. 특히 논쟁의 양편에 있는 사람들보다 해당 사안에 대해 관심과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하기 어렵고, 관련된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그런 경우, 판단 유보의 상태에 계속 머무르는 대신에 무언가 판단을 하고 의견을 갖기 위해서는, 직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직관들은 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믿음들에서 산출되는 것이다.
이 믿음들은 서로를 지지하며 일관성을 갖는 체계를 이룬다. 예를 들어 불평등은 나쁘다는 믿음은 약자를 도와야 한다는 믿음과 서로를 지지한다. 이 믿음에서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부의 재분배 정책이 필요하다거나 복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믿음이 파생될 수 있다.
하지만 믿음들 간에는 서로 충돌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평등의 가치에 대한 믿음과 시장에 대한 간섭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은 같은 사안에 대한 평가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최저임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평등의 가치에 대한 믿음은 해당 주장을 지지하는 한편, 시장에 대한 간섭이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믿음은 해당 주장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킬 것이다.
아마 불평등이 나쁘다는 것과 시장에 대한 간섭은 좋지 않다는 믿음을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믿음이 더 강한지는 ...
궁금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 배우고자 노력하고, 깨달아지는 것이 있으면 공유하고 공감을 구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kokojr00 관심 정말 감사드립니다. ^^
페이스북이나 티스토리를 이용했었는데 요즘은 얼룩소에만 주로 쓰고 있습니다.
@서툰댄서
글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적 소통에 관련된 의견들을 흥미롭게 읽는 중입니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얼룩소 외 플랫폼에도 글을 쓰거나 활동을 하시는 일이 있는지 여쭙습니다!
@서툰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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