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앞에서 거짓말하다 쫓겨난 대통령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8/18
미국 제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인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불행히도 이는 그의 업적이 아닌 과오 때문이다. 닉슨 행정부가 임기 동안 저지른 전방위적 도청행각은 이내 전 세계적 스캔들로 비화됐고, 그는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위기를 겪으며 스스로 대통령직을 사임하기에 이른다.

워터게이트라 불리는 이 사건 뒤 닉슨은 미국의 그리 길지 않은 역사에서 가장 실패했고 또 추한 정치인으로 기록되었다.
 
닉슨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영화 속에서도 자주 그려진다. 대개는 추악한 독재자로 그를 그리고는 하지만 몇몇 작품은 참담한 실패 너머에 서 있는 한 인간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올리버 스톤의 역작 <닉슨>이 그와 같은 흐름에서 가장 앞에 있는 작품으로, 영화에선 닉슨이 정적인 존 F. 케네디에게 열등감을 갖는 모습이 흥미롭게 다뤄지기도 한다.
 
▲ 닥터 후 포스터 ⓒ BBC
미국 최악의 대통령에게 이런 면이

그러고 보면 닉슨에겐 억울한 면이 분명히 있다. 그는 자수성가의 표본이라 할 만한 사람으로, 여유가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노력을 거듭한 끝에 대통령에까지 오른 사나이이기 때문이다.

동 시대 민주당의 스타였고 먼저 대통령을 역임한 케네디는 마피아와 결탁한 가문의 자식으로, 그 스스로는 별다른 역량이 없으면서도 뒷배 덕택에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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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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