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
몬스 · 네트워크 과학을 공부/연구합니다.
2023/03/28
출생율이 증가하는 건 본능적이며, 감소하는 건 사회적인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일종의 엔지니어링적 마인드셋인데, 문제를 해결하면 자연스럽게 출생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에 토를 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실제로 사회적인 문제가 낮은 출생율의 트리거가 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가속화되는 경쟁 사회, 지나친 교육열, 사회적 성장의 걸림돌처럼 느껴지는 육아,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없는 젊은 세대의 고충... 이 모든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전통적인 개념으로써의 '출생'에 태클을 걸고 있다는 문제 인식에 공감한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면 출생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는, 출생율 증가가 본능적이라는 가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이러한 가정은 당연하다거나 꽤 가벼운 것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는 걸 느낀다. 과연 출생에 대한 욕구는 본능일까?


  • 본능에서 성행위까지

재생산 메커니즘은 아주 작은 단세포 생물부터 커다란 다세포 생물까지 모든 생명체의 공통되는 특징이다. 따라서 재생산 메커니즘이 본능의 영역에 코딩되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전제로 보인다. 적어도 본능에 충실할 수 있는 조건만 주어진다면 말이다. 

그런데, 사람은 본능에 충실할 수 있는가? 사전지식 없이 마음이 끌리는 상대를 만나 본능적인 욕구만으로 성행위를 해낼 수 있을까? 바꿔 말하면 성행위와 출생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인류가 모여 성공적인 성행위와 출생을 이뤄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과도 같다. 개인적인 예상이지만 굉장히 많은 본능적인 시도와 노력, 토론 없이는 안정적인 출생의 과정까지 도달하는 데 꽤 애를 먹지 않을까 싶다.

심지어 우리는 이러한 본능에 충실하지 못할 여러 가지 사회적 이유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강아지처럼 발정기 암컷의 냄새를 맡고 흥분한다거나, 흥분한다고 하여 마운팅을 한다는 식의 본능의 영역에서 성행위를 시도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심지어 그러한 시도는 사회적 문맥 속에서 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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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 과학에 관심이 많고, 그 중 주로 네트워크 과학을 공부/연구/덕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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