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배운 수영] 04 수영을 도와주는 도구들
2024/04/17
-킥판과 오리발, 풀부이
수영을 시작하면 초급 회원에게 주어지는 것은 킥판이다. 수영 4년 차에도 워밍업은 킥판을 잡고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발차기로 1바퀴씩 돈다. 신규반 첫 수업은 손을 뻗어 킥판을 잡고 자유형 발차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배영을 배울 때는 배와 허벅지 사이에 킥판을 두고 발차기를 하고, 평영과 접영은 킥판을 앞쪽으로 멀리 잡고 각 영법의 발차기를 한다. 킥판을 잡으면 앞으로 잘 나가지 않고 잘못하다가는 물을 먹는 경우도 있다.
자유형부터 접영까지 기초적인 영법을 다 배우면 그다음엔 오리발이다. 오리발도 여러 유형이 있는데, 보통은 롱핀 오리발을 신는다. 오리발을 맨 처음 낀 날에는 몸이 앞으로 쑥쑥 잘 나가서 신이 났다. 수영을 잘하거나 오래 한 사람은 숏핀 오리발을 끼고 수영한다. 숏핀을 끼면 발차기가 더 어렵고 허벅지 운동 강화에 좋다고 해서 일부러 숏핀으로 수영하는 사람도 있다. 숏핀을 끼고 25미터를 끝까지 잠영하는 사람은 존경스럽다. 롱핀 오리발을 끼고도 25미터 끝까지를 잠영해서 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숨이 짧은 회원이 바로 나이기에.
오리발의 단점은 사이드 턴(한 손으로 벽을 잡고 방향을 전환하는 턴)을 하기 어렵다는 거다. 수영을 오래 한 회원들은 오리발을 끼고도 유연하게 사이드턴을 잘한다. 따라서 해보려고 손으로 수영장 끝쪽의 벽을 잡고 반대 방향으로 엉덩이를 돌리면(거기서 속도를 반 이상 깎아 먹음) 내 앞사람은 벌써 슝 하고 저 멀리 가 있다. 그런 상태가 되면 자세와 상관없이 또 급한 마음이 되어 앞사람을 부랴부랴 쫓는다.
4년 차 수업에서는 주 1~2회 오리발을 끼고 수영한다. 수업 내내 오리발을 끼고 수영하면 수영이 늘지 않는다. 오리발을 끼고 내내 수업하다가 끝날 즈음에 오리발을 벗고 수영하면 멘붕이 온다. 그걸 알기에 오리발 수업을 하는 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