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옷 정리의 일환으로
 방구석 패션쇼를 한다
 내가 가진 옷들 중
 특히 코디가 애매했던 옷들
 위주로 맞는 짝꿍 찾아주기를
 미션으로 수행하면서
 옷을 입어보고
 거울에 비춰본다
 꽤나 흡족한 코디가 완성되면
 거울 앞에 신문지를 펼치고
 어울릴 법한 신발까지 신어보고
 완성이다 싶으면 
 사진까지 찍어둔다
 이제 거울에 비친 모습을
 찬찬히 보고 기억했다 하더라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퇴화된 인지능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렇게 방구석 패션쇼를
 하고 나면
 옷무덤을 정리해야 하는 뒷일이
 남아서 그게 좀 힘겹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좋은 점들이 있다 

1.코디가 애매하거나 어려운 옷들은
 추려서
 정리할 수 있게 된다 

2.계절 옷 정리가 자동으로 된다 

3. 나한테 옷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생각으로
 피어오르는 쇼핑 욕구를
 잠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