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을 돌보다4]엄마가 아프니까 우린 책을 읽지
책과는 거리가 먼(멀다고 생각했던) 동생이 책을 내밀었다. 깜짝 놀랐다. sns 피드에 뜬 광고를 보고 사서 읽으려고 했던 그 책이었다. 내가 생각만 하고 꾸물거린 사이, 동생이 먼저 사서 읽고 나에게 건네준 것이다. 새삼 SNS 알고리즘에 놀랐다. 엄마가 아픈 걸 어찌 알고 우리 남매에게 이 책 광고가 떴을까. 하긴 동생은 매일 의료기기 검색해서 사서 엄마 집에 보내주는 게 일이고, 나는 엄마가 앓고 있는 병에 대한 의료 정보를 검색하고 뇌출혈 뇌질환 환우카페 들락거리고 한다.
"읽어봐. 엄마 얘기랑 비슷해."
세상에, 동생이 나에게 책을 읽으라고 권하는 행위에 감격하여 눈물이 날 지경인데, 동생은 다른 이유로 눈물이 나려는 걸 꾹 참고 있었다. 엄마가 아프면서 이렇다 저렇다 표현을 잘 안 해서 그 속을 몰랐던 동생도 엄마가 어떤 병을 앓고 있고, 나아질 수는 있는 건지, 앞으로 어떤 삶이 펼쳐지는 건지 두려워서 안 읽던 책까지 읽으면서 자기만의 처절한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병든 엄마를 돌보고 있다. 엄마와 함께 늙어가는 아빠가 주간병인이고, 나와 동생이 주말에 왔다 갔다 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아예 엄마 집에 와서 아빠와 함께 엄마를 돌보고 있다. 동생은 주말에만 온다. 우리가 모여서 하는 일은 엄마를 돌보면서 엄마의 나빠지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부제처럼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매일 생각한다.
나는 가족으로서의 의무를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커리어를 포기하고 남편과 딸과 떨어져서 엄마를 간병하는 것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
@살구꽃 치매 어머님을 간병하셨군요. 병세와 간병의 과정은 다를 수 있어도 그 과정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주제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삶의 일부이지만 닥치기 전에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노화와 죽음, 그리고 가족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리사 아,,,헤어지는 연습도 맞는 말씀이신 거 같아요. 늙고 병들고 아프고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언제가 됐던 헤어짐을 생각해보는 과정이더라고요. 읽어주셔서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재나무 아…그러셨군요. 경험 공유해주시고, 따뜻한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접간병과 간접간병을 병행했어요...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 왔을 때, 그토록 오래 아픈 엄마를 보면서 더는 아프지 않았으면 했던 마음이 당황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을 오래 괴로워하며 아팠어요ㅠㅠ 소요님의 시간이 많이 아프지 않기를 바랍니다.
언젠가는 보내드려야 하는 부모님, 보내드리고 나니 그 아픈 시간들이헤어지는 연습을 하라고 주어진것 같더라구요...
우와! 제가 어제 이 책을 메모해놨는데 소요님의 글을 먼저 만났어요.
치매엄마를 돌봤던 제 얘기를 만날 것 같은 책,,, 떨릴 것 같아요. ㅜ
@재재나무 아…그러셨군요. 경험 공유해주시고, 따뜻한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접간병과 간접간병을 병행했어요...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 왔을 때, 그토록 오래 아픈 엄마를 보면서 더는 아프지 않았으면 했던 마음이 당황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을 오래 괴로워하며 아팠어요ㅠㅠ 소요님의 시간이 많이 아프지 않기를 바랍니다.
언젠가는 보내드려야 하는 부모님, 보내드리고 나니 그 아픈 시간들이헤어지는 연습을 하라고 주어진것 같더라구요...
우와! 제가 어제 이 책을 메모해놨는데 소요님의 글을 먼저 만났어요.
치매엄마를 돌봤던 제 얘기를 만날 것 같은 책,,, 떨릴 것 같아요. ㅜ